위기의 대형마트, 업황 부진에 코로나까지...엎친데 덮친격
위기의 대형마트, 업황 부진에 코로나까지...엎친데 덮친격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2.02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대형마트 ‘빅3’ 적자 행진 위기
업계 최대 불황에 각종 규제 강화까지
앞다투어 초특가...코로나 여파로 불안
대형마트들의 적자난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업계 불황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대형마트들의 적자난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업계 불황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의 적자난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은 올 초 최저가 전쟁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을 기피하는 경향이 생기며 대형마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 대형마트 3곳...적자‧영업이익 반토막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흔들리던 대형마트의 위기는 지난해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2분기 이마트는 매출액 4조5810억원, 영업손실 299억원, 당기순손실 26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마트는 전반적인 대형마트의 업황 부진과 전자상거래 업체의 저가 공세, SSG닷컴 등 일부 자회사의 실적 부진 등 여러 복합적인 영향을 적자의 원인으로 내세웠다.

이마트가 분기별 실적에서 적자를 본 것은 1993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유통업계의 고질적 비수기인 2분기에 발생한 적자라는 것을 감안하고도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의 창립 후 첫 분기 적자 전환은 업계 전반을 흔들었다.

창립 이후 첫 적자 전환에 이마트는 올 초 성과급을 전년대비 최대 45%나 삭감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성과급 삭감으로 올 성과급 삭감폭은 역대 최고로 기록됐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90억원을 달성했지만 2분기 영업손실이 34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 123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년 동기 대비 61.%의 감소를 보였다.

홈플러스도 상황은 어렵다. 비상장사인 홈플러스의 분기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2018년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매출액이 7조6598억으로 전년 대비 3.67%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1090억으로 전년 대비 57.59% 감소했다.

홈플러스는 영업이익 감소와 관련해 전반적인 유통업계 불황과 폐점, 매장 공사를 위한 일시적 영업 공백 등이 매출액 감소에 영향을 준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7.2% 임금 인상이 단행되면서 2019년 회계연도 실적 역시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다.

◇ 각종 규제 강화 업계 발목 붙들어

이같은 대형마트의 불황과 적자 행진에도 각종 규제는 강화돼 업계의 발목을 붙드는 모양새다.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대규모점포 개설자의 주변 상권 사업자에 대한 영향평가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기존에는 대형마트,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및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점포 개설자가 주변 상권 내 1개 업종사업자에 대한 영향만 평가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해당 대규모점포에 입점이 예정된 모든 주요 업종으로 영향 평가가 확대됐다.

해당 개정안은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한 취지로 마련됐지만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사실상 신규 출점 금지와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앞서 재래시장과 골목 상권 보호 차원으로 대형마트의 한 달 두 번 의무휴업이 재개됐고 영업시간 역시 제한됐다.

특히 올 1월부터 환경부와의 협약에 따라 대형마트의 자율포장대 박스 포장용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 연이은 초저가 행사...코로나바이러스에 꽁꽁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대형마트들은 올 초부터 초특가, 최저가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사를 앞다투어 벌였다.

이마트는 1월 1일부터 초저가 탄생일인 ‘초탄일’을 알리고 신선식품부터 가전제품까지 최대 50% 할인했고 롯데마트 역시 ‘통큰절’ 행사를 통해 인기 생필품을 초저가로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빅딜데이’ 행사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핵심 생필품 300여종을 최대 50% 할인한 빅딜가격으로 팔아 소비자들의 발목을 붙들었다.

구정 특수를 지나 포스트 설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업계 분위기는 냉랭하다.

올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집계한 2020년 1분기 소매유통업 전망지수 중 대형마트의 경기전망지수가 지난해 보다 1포인트 낮은 80 포인트로 집계돼 올해 역시 업계 불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이 확대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 발길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대형마트 업계의 불황 타계는 한동안 힘들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