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3월 주총 앞두고 경영권 분쟁...관건은 ‘지분’
한진家 3월 주총 앞두고 경영권 분쟁...관건은 ‘지분’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2.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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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조원태vs조현아’ 경영권 분쟁
조 전 부사장, KCGI‧반도건설과 연합
조 회장 경영권 방어...관건은 지분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걸린 3월 주주총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권 분쟁이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달 31일 조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과 손을 잡고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주장하면서 결국 한진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간 분쟁은 지분율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편집자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걸린 3월 주총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걸린 3월 주총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23일 법무법인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는 선대 회장님의 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조 회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어 한진가의 경영권 분쟁을 수면위로 끌어냈다.

이후 이틀 뒤인 크리스마스에는 조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에서 벽난로용 쇠꼬챙이를 휘둘렀다는 언론 보도로 한진가 내부 문제가 예사롭지 않음을 시사했다.

양 측은 당시 분란이 일어난 집안 모습 등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즉각 공동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며 무마에 나섰지만 집안 내부 문제는 도를 넘어섰다는 추측이 난무했다.

◇ 조 전 부사장, KCGI‧반도건설과 연합 ‘선전포고’

특히 지난달 31일 조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과 손을 잡고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등 선전 포고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은 최고조에 달한 모양새다.

KCGI는 이날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한진칼 지분을 공동으로 보유하는 계약을 했다고 공시했다.

3자간 협의는 조 전 부사장(법률대리 법무법인 원)과 김남규 KCGI 부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사위 신동철 전무가 각각 담당해 진행됐다.

이들 3자는 공동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은 현재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현재의 경영진은 이를 개선할 수 없다"며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한 경영혁신,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3자는 경영의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이들 3자는 각자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하고 오는 3월 열릴 주총에서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기 위한 공동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계획이다.

내달 열리는 한진칼 주총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 여부가 달렸다. 현재 한진칼 등기이사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상태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 등과 연합체를 결성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저지에 나서며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조 회장 경영권 방어...관건은 지분율

조 전 부사장 등이 연합 세력을 결성해 선전포고에 나선 반면 조 회장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조원태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국 교민들을 태우고 돌아올 전세기에 탑승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사진/뉴시스)
지난달 30일 조원태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국 교민들을 태우고 돌아올 전세기에 탑승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사진/뉴시스)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와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는 가운데 관건은 결국 지분율에 달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 현황을 보면 올 1월 기준, 조 회장이 6.52%, 조 전 부사장 6.49%, 조현아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재단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 4.15%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8.94%다.

여기에 KCGI의 지분이 17.29%, 델타항공 10.0%, 반도건설 8.20%, 국민연금 4.11%, 카카오 1% 등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나머지 지분 30.46%는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연합을 합의한 3자의 지분을 합치면 모두 32.06%로 이는 조 회장과 한진칼의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와 한진그룹의 특수관계자의 지분을 합친 21.67%보다 매우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아직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조 전무와 이 고문의 지분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두 사람에 대한 물밑 작업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부터 주총에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국민연금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해 2월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과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강화, 매출 확대 등을 담은 쇄신안 ‘비전 2023’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이 우호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경영 동력을 잃게 됨에 따라 조 회장은 지난번 쇄신안보다 더 나은 비전 제시 외에도 우호 지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관측되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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