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수 걸린 황교안 종로 출마, 선택은
외통수 걸린 황교안 종로 출마, 선택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2.05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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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 다른 지역? 고민 깊어지는 황교안
황교안·자유한국당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여

다른 지역 출마는 결국 조롱거리가 되고 있어
최종적으로 서울 종로 출마 결심 굳힐 것으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경북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하기 위해 입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경북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하기 위해 입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서울 종로 출마를 놓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본인은 종로 출마를 강하고 원하고 있지만 최측근들은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수도권 다른 지역을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되는 지역도 없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명분을 따지자면 서울 종로에 출마해야 하는 것이 정답이지만 실익을 따지자면 서울 종로 출마는 황 대표에게는 독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이유로 황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 소문이 무성한 수도권 출마

“나갈 수도 안 나갈 수도 없는 상황”

익명을 요구한 자유한국당 한 당직자의 한숨 소리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를 놓고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대항마로 황 대표가 서울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한때 뜨거웠다. 하지만 최근 서울 종로가 아닌 다른 지역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해당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출마자들은 “우리 지역구로 오라”면서 황 대표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황 대표의 수도권 출마를 놓고 소문이 무성했다. 일부에서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권에서 출마할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어떤 소문은 수도권 60개 지역에 여론조사를 돌려보니 모두 패배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소문일 뿐이지 실체는 없다.

그러나 이런 소문이 황 대표의 체면을 완전히 구겨놓기 충분했다. 이미 서울 종로 출마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 전 총리와의 대결에서 패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선 제압에서 완전히 밀려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하면 여론에 떠밀려서 결국 서울 종로 출마를 선택했다는 조롱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미 이 전 총리가 무서워 다른 지역으로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태에서 다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게 된다면 여론에 떠밀려 출마를 하게 된 꼴이 된다.

종로 주민들로서도 탐탁잖은 그런 상황이 되는 셈이다. 황 대표가 처음부터 서울 종로 출마를 아예 선언했다면 모르겠지만 ‘간’을 보고 있다가 결국 여론에 떠밀려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게 된 꼴이니 종로 주민들로서도 달가워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이미 이 전 총리에게 한 수 패배한 상태에서 출발하게 되는 셈이니 황 대표로서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 황교안은 출마 원해, 최측근 만류

황 대표는 서울 종로 출마를 원하고 있지만, 최측근들이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당 대표로서의 설움을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 대권을 밟기 위해서는 원내 진입을 해야 한다면서 서울 종로가 아닌 다른 지역구로 출마해야 한다고 황 대표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지역구 출마 선언을 해도 체면이 구겨진 상태가 됐다. 다른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이낙연 전 총리가 무서워 다른 지역구로 옮겼다’는 조롱을 받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거론되고 있는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소속 출마자들이 “우리 지역구로 오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미 체면이 구겨진 상태에서 황 대표는 시작해야 하니 더불어민주당 소속 출마자들이 조롱하는 것도 당연하다.

해당 지역구 주민들은 황 대표를 “이 전 총리 무서워 우리 지역구로 온 후보”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황 대표의 다른 지역구 출마 소식은 이미 총선에서 한 수 지게 만드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황 대표로서는 서울 종로 출마도, 다른 지역구 출마도 선택할 수 없는 외통수에 걸린 형국이다.

정치권에서는 명분도 잃어버리고 실리도 잃어버린 상태에서는 결국 서울 종로 출마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 물갈이 명분 만들어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창신골목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창신골목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것은 당내 역학 구도 때문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공천 작업을 하고 있으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황 대표가 서울 종로가 아닌 다른 지역구 출마를 결심하게 된다면 물갈이 명분을 얻을 수 없다.

이미 TK 현역들을 중심으로 “황 대표가 편한 곳으로 가려고 하는데 우리보고 왜 희생하라고 하느냐”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만약 황 대표가 서울 종로가 아닌 당선되기 쉬운 곳으로 선택한다면 물갈이 명분은 약해질 수밖에 없고, 낙천된 현역들은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 등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당내 물갈이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서울 종로 출마를 결심하게 되리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또한 서울 종로에 이 전 총리 대항마로 정치신인 등을 내보내게 된다면 자유한국당은 오히려 조롱거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것은 선거 전략상 맞지 않은 전략이다. 따라서 황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 전 총리와 맞붙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이유로 황 대표가 결국 서울 종로를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체면은 말이 아니게 구겨진 상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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