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악재 떠오른 황교안 “5·18” 발언
총선 악재 떠오른 황교안 “5·18” 발언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2.11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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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발생 연도 기억 못 하는 황교안
5·18을 ‘무슨 사태’로 표현한 황교안

여야, 기회 잡은 듯 자유한국당 향해 십자포화
이번 총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 높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만한 사건이지만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5·18 망언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발언은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만한 사건이지만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5·18 망언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발언은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터진 황 대표의 발언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 문제는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 5·18 발생 연도도 기억 못하는 황교안

“여기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때 2천(년)... 1820... 1980년... 그때 뭐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 되고 뭐 이랬던 기억도 나고 그러네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종로에 위치한 자신의 모교인 성균관대 근처 떡볶이집에서 떡볶이를 먹다가 옛날 추억을 꺼내면서 느닷없이 꺼낸 발언이다.

과거의 추억을 꺼내 들어 종로와 자신이 연관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꺼내 들었다는 것은 커다란 실수였다.

이 발언이 소개되면서 정치권은 그야말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황 대표의 5.18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5.18을 ‘사태’라고 표현했다. ‘사태’의 사전적 의미는 ‘벌어진 일의 상태나 일의 되어 가는 형편’을 말하지만 주로 ‘부정적인’ 표현으로 사용해왔다. 그런 점에서 5·18을 ‘사태’라고 표현한 것은 실로 당혹스런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황 대표는 5·18 발생연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2천년’이라고 했다가 ‘1820’년이라고 했다가 ‘1980’년으로 세 번에 걸쳐 수정해야 했다. 말실수라고 하기에는 여러 번의 수정 과정을 거쳤다는 것은 5·18 발생 연도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 대표가 5·18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는 이날 발언에서 고스란히 나온다. 차라리 단순하게 ‘5·18’만이라고 했었어도 논란이 되지 않았겠지만 발생 연도도 기억을 하지 못했고, ‘무슨 사태’라고 표현까지 했다. 그것은 의도적으로 ‘5·18’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거나 5.18이라는 단어를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이날 발언은 그야말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황 대표가 그동안 계속해서 5.18에 대한 인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져도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5.18 망언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황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고, 반응을 내놓아도 원론적인 답변에만 그쳤다. 하지만 이날 발언을 통해 황 대표가 5.18에 대해 어떤 식으로 판단하고 있는지를 여지 없이 드러냈다.

◇ 5·18 망언으로 홍역 치른 자유한국당

지난해 5·18 망언으로 자유한국당은 홍역을 치러야 했다. 이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정도로 5·18 망언은 자유한국당을 휘청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5·18 망언 당사자들에 대해서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자유한국당은 중도층의 표심을 잃어버려야 했다. 지지율은 곤두박질쳤으며 5·18 단체를 비롯해 호남에서는 자유한국당이 발을 딛지 못할 정도가 됐다. 지난해 5·18 행사 때 황 대표는 험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겨우 참배를 했다.

그만큼 자유한국당에 있어서 5·18은 민감한 이슈이면서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이슈이다. 그런데 당 대표라는 사람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5·18을 ‘무슨 사태’라고 표현했고, 발생 연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이것은 종로의 호남 유권자들을 자극하기 충분하면서 수도권 호남 출신 유권자들을 자극시키는 것이라는 평가다. 총선이 ‘조그마한 이슈’로도 상당히 크게 흔들거린다는 점을 비쳐볼 때 이번 황 대표의 발언은 예삿일이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더욱이 지난해 5·18 망언 당시 솜방망이 처벌을 하면서 논란이 일어났는데 이번 발언을 계기로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에서는 십자포화를 날렸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특히 호남 기반 정당들의 포격은 상당히 거셌다. 이번 기회에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확실하게 침몰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역시 당혹스런 모습이다. 황 대표의 발언이 자칫하면 수도권 민심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발언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중국음식점에서 열린 종로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중국음식점에서 열린 종로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앞으로 민심 향배는

이번 발언이 앞으로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순히 ‘말실수’로 넘기기에는 발생 연도를 기억하지 못했고, 5·18에 대한 명칭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으며 ‘사태’라고 표현한 것은 유권자 특히 호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이 용납을 할 것인지 여부가 달려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수도권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를 한다면 황 대표의 이번 발언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만큼 이번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단순히 넘길 수 있는 발언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5·18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인식을 고스란히 대변하는 발언이기 때문에 황 대표의 이번 발언은 총선 내내 두고두고 회자될 수밖에 없다.

특히 호남 출신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구에서는 이 발언을 경쟁 후보들이 계속해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해 5.18 망언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점이 이번 발언과 함께 논란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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