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코로나 강타, 미래통합당 ‘발 동동’
대구·경북 코로나 강타, 미래통합당 ‘발 동동’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2.20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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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새 확진자 18명으로 늘어나
대구 시민 현재 패닉 상태에 빠져

예비후보들 선거운동 중단, 현역에 유리
정권심판론 vs 텃밭심판론 프레임 형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다수 확인된 20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다수 확인된 20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무려 15명의 추가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대구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대구 번화가는 썰물이 빠져 나간 듯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으며, 사람마다 ‘코로나 공포’에 휩싸였다. 문제는 앞으로도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떠돌면서 대구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대구·경북이 텃밭인 미래통합당은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상황이다.

◇ 대구는 패닉 상태

대구·경북에 19일 하루 만에 확진자가 18명이나 늘어났다. 대구만도 15명이나 나왔고 경북은 3명이 발생했다. 18명 환자 가운데 15명은 31번 환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4명은 31번 확진자가 다닌 신천지 대구교회에 함께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고, 나머지 1명은 대구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접촉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31번 확진자가 예배를 수차례 봤다는 점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고,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이다. 하룻밤에 20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은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31번 확진자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파악하지 못하면서 대구 민심은 두려움 속에 휘말렸다.

언제 어느 곳에서 감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람들 간 접촉을 꺼리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스크는 사재기 되고 있으며 음식점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영유아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의 유치원 등교 등을 아예 포기하고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경제가 무너질 위기에 놓이게 됐다. 식당 곳곳에서는 예약 취소 사태가 줄줄이 일어나고 있으며, 지하철 등은 한산한 분위기다.

대구의 코로나 선별 진료소에는 자신도 검사해달라면서 열만 조금 발생해도 환자들이 몰리는 통에 북새통을 이뤘다.

초중고등학교는 아예 개학을 연기하기로 했으며 콘서트 등은 줄줄이 취소되는 등 그야말로 대구는 멘붕 상태에 빠졌다.

여기에 대구를 봉쇄할 것이라는 뜬소문이 돌면서 민심은 흉흉한 상태이다. 그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까지 활개를 치면서 대구 지역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상태에 놓이게 됐다.

◇ 울고 싶은 예비후보들

4.15 총선을 앞둔 예비후보들은 울고 싶은 심정이다. 조정 대구 수성갑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대구 수성구에 마련한 선거사무소를 잠정 폐쇄했다. 해당 선거사무소가 31번 확진자가 다녀간 한방병원 건물 3층에 입주해 있었기 때문이다.

당분간 선거운동도 하지 못하고 그냥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조정 예비후보는 미래통합당 공천 면접 심사에도 참여 못 했다.

상황은 다른 예비후보들도 마찬가지. 한창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려야 하는 상황인데 대구 민심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예비후보는 “현시점에서 어느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려고 하겠는가. 설사 선거운동을 한다고 해도 대구 유권자들이 쳐다보기나 하겠는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현역 의원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역 의원들에 비해 인지도와 조직력이 약한 예비후보들로서는 자신을 알릴 기회가 박탈된 현 상황을 원망할 수밖에 없다.

대구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현역 의원들은 유리할 수밖에 없지만, 예비후보들은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내놓을 수밖에 없는 카드는 컷오프가 된다. 물론 TK 지역 컷오프를 전국 평균 1/3보다 많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현역들은 컷오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면서 경선이라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만약 공관위가 컷오프가 아닌 경선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예비후보들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구 코로나로 인해 공관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구 정가에서는 경선이 확정된 지역은 사실상 현역이 승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 사태가 미래통합당 공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19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에서 남구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교회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 됐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19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에서 남구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교회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 됐다. (사진/뉴시스)

◇ 정권심판론 vs 텃밭심판론

대구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정권심판론’과 ‘텃밭심판론’이 맞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크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동안 문재인 정부가 무엇을 했느냐면서 정권심판론을 꺼내 든 것도 대구 민심이 수상하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대구 수성갑 지역구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구 경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추경 편성을 요구했다. 또한, 지역구 예비후보들은 권영진 대구시장의 무능론을 제기했다. 이승천 동구을 예비후보는 “대구시와 권영진 시장의 안전불감증을 규탄한다”고 밝혔고, 김위홍 달서을 예비후보 역시 “신종감염병 위기관리 대응훈련과 관련한 대구시 예산은 2015년 1400만 원에서 올해 700만 원으로 줄었다. 감염병 관리지원단 운영비도 6억 원에 불과하다”고 제기했다.

이는 텃밭심판론을 꺼내 든 것이다. 대구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면 정권심판론과 텃밭심판론이 혼재되면서 대구 지역 정가는 그야말로 혼돈에 휘말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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