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문 대통령 탄핵’, 총선 변수 되나
심재철 ‘문 대통령 탄핵’, 총선 변수 되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2.21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시장 하명수사 개입 의혹 사실로 드러나면 탄핵
탄핵 카드 꺼낸 심재철 크게 반발하는 더불어민주당

양극단으로 치달으면 중도층 지지층 결집 효과
통합 얼마 안 된 미래통합당 화학적 결합 노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4.15 총선의 사실상 공약으로 내걸면서 정국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심 원내대표의 발언은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외연 확장에는 방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시 말하면 막상 탄핵을 공약으로 내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역풍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 더불어민주당 크게 반발

미래통합당 내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 문제가 언급됐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총선 이후 제1당이 되고, 청와대가 울산시장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의 몸통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수사 선상에 놓여 있는 울산시장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문 대통령의 탄핵까지 꺼내 들면서 정국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심 원내대표가 ‘제1당이 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붙인 것은 문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는 세력은 미래통합당으로 뭉치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지지층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반발했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심 원내대표의 발언을 규탄했다.

고 전 대변인은 “2004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던 해이고 국정농단 세력은 16년이 지난 2020년 다시금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분노를 금치 못했다.

윤 전 실장은 “정치에 금도라는 게 있고 넘어선 안 될 선이 있는데 심 원내대표는 계속 넘어서고 있다”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이 두 사람은 청와대 출신으로 총선을 뛰는 사람들이다. 문 대통령 탄핵 발언이 정치적 금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 내부에서도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다. 심 원내대표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다는 분위기다. 친문 지지층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에 우호적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심 원내대표의 발언은 과도하다는 평가다.

이에 해볼 테면 해보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심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은 결국 선전포고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게 움직이겠다는 각오다. 또한, 총선에서 승리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결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런 이유로 탄핵 정국이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 모두 탄핵 정국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이 통합한 정당으로 통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정당이다. 따라서 지지층끼리 유기적으로 뭉칠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심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 탄핵’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이들 지지층끼리 뭉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이 통합한 정당으로 통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정당이다. 따라서 지지층끼리 유기적으로 뭉칠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심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 탄핵’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이들 지지층끼리 뭉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 싫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탄핵 정국이 절대 싫지 않은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을 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떨어져 나간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지지층을 다시 불러들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데 미래통합당이 그 숙제를 대신 해결해줬기 때문이다.

극단과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중간지대는 점차 얇아지는 것이 정치권의 현실이다. 즉,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선명한 갈등을 보이면 보일수록 중간 지대에 있는 중도층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문 대통령에게 실망했다고 해도 탄핵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형성되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몰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절대 나쁘지 않은 이슈이다.

이에 심 원내대표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전직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기자회견을 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양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중간지대를 최대한 얇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등 돌린 지지층을 다시 돌리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래통합당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이 통합한 정당으로 통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정당이다. 따라서 지지층끼리 유기적으로 뭉칠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심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 탄핵’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이들 지지층끼리 뭉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탄핵이라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더라도 다소 참으면서 총선을 치르는 그런 효과인 셈이다.

◇ 장기전 가지는 못할 듯

다만 장기전으로 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탄핵 카드가 총선 공약으로 내세워지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됐겠지만 외연 확장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칫하면 야당심판론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사건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더니만 탄핵까지 꺼내 들었다면서 반발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한, 아직까지 울산시장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에 청와대가 개입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무조건 탄핵만 외치면 중도층이 떨어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탄핵을 총선 공약으로까지 내세우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국, 심 원내대표가 탄핵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통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미래통합당의 당원들을 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