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물갈이·공천 반발, 엎친데 덮친 더불어민주당
무늬만 물갈이·공천 반발, 엎친데 덮친 더불어민주당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2.24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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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의원 교체, 미래통합당에 비해 낮아
무늬만 물갈이,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

금태섭 vs 김남국,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비례위성정당 창당 소식은 고민에 빠져들고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다. 현역 물갈이를 단행했지만 사실상 ‘무늬만 물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데다 일부 탈락한 현역 의원들은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비례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이 보이면서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다. 미래통합당이 쇄신용 물갈이 폭이 큰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쇄신이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미래통합당 50% 물갈이, 더불어민주당은

24일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불출마 및 컷오프 의원 숫자가 24명이고, 미래통합당은 28명이다. 더불어민주당 불출마는 21명이고, 미래통합당 불출마는 24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이 130명(문희상 국회의장 포함), 미래통합당이 114명인 것을 감안하면 현역 물갈이 폭은 미래통합당이 24%이고 민주당이 18%이다. 즉, 미래통합당의 현역 물갈이가 더 크다.

현역 불출마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쇄신용 불출마’보다는 정부 요직에 진출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불출마를 한 의원들도 상당수 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쇄신용 불출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중진 현역과 TK에게 불출마를 강권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현역 50% 이상 물갈이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계속해서 현역 불출마를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강권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불출마 소식이 들린지 오래 됐다.

가장 큰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은 단수공천 지역이 70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즉, 이미 70곳은 현역 의원이 차지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른바 시스템 공천이라고 해서 경선을 치르는 공천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경선도 없이 단수 공천을 하는 지역이 70곳이나 된다는 것은 사실상 물갈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정치신인들이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냐고 하소연하고 있지만 현역 물갈이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자칫하면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선에서 높은 현역 물갈이 비율이 총선 승리의 열쇠가 됐다는 점에서 현역 물갈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이유로 현역 물갈이 폭을 지금이라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평가 하위 20%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으로 현역 20% 물갈이를 예고했지만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오제세 무소속 출마 강행

여기에 충북 청주 서원 지역구인 오제세 의원이 공천 탈락되면서 현재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해서 당에 복귀한다는 입장이다.

오 의원이 무소속 출마 강행 의지를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판을 흔들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저마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 지도부는 오 의원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욱이 오 의원의 지역구가 수도권과 다른 지역을 잇는 충북 지역이라는 점에서 충북의 전체 지역구를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재심에서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오 의원에게 무소속 출마 의지를 포기하라고 설득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오 의원의 의지가 강하면 그것을 꺾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오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하게 된다면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될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충북 지역 선거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또 다른 고민은 서울 강서갑 공천이다. 금태섭 의원과 김남국 변호사가 대결하는 곳으로 당 지도부는 두 사람을 떼어놓겠다는 입장인데 누구를 떼어놓느냐는 것이다. 금 의원을 그대로 두고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에 배치할 경우 친문 지지층은 금 의원에 대한 비판을 계속 이어가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반면 김 변호사를 강서갑에 전략공천하고 금 의원을 다른 지역에 배치할 경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 공천을 했다면서 중도층의 비판이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대법관 노태악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대법관 노태악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 비례위성정당 창당 고민되고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바깥쪽에서 비례위성정당 창당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고민이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위성정당 창당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한 상태여서 비례의석을 미래통합당이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항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비례위성정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 안팎의 시선이다.

다만 이미 공식적으로 위성정당 창당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직접적인 개입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비난은 다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소수야당들을 중심으로 비례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에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웃을 수도 울을 수도 없는 난감한 입장이 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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