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박근혜 시계 파동 ‘일파만파’
이만희 박근혜 시계 파동 ‘일파만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03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시계 차고 나온 이만희, 의도 무엇?
친박계 발끈 “은장시계만 취급” 가짜 주장

“나 건들지 마라” 메시지 정치권에 보낸 것일 수도
신천지 연루설 양심선언이라도 나오면 총선 변수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목에는 봉황 무늬가 새겨진 '박근혜 시계'를 차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목에는 봉황 무늬가 새겨진 '박근혜 시계'를 차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씨가 2일 기자회견에서 차고 나온 금색 ‘박근혜 시계’로 인해 정치권은 떠들썩하다. 친박 측은 ‘가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씨가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이유에 대해 정치권은 의견이 분분하다. 가뜩이나 신천지 연루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래통합당으로서는 난감하다는 표정이다. 친박 측은 ‘가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천지=새누리’라는 프레임은 이번 총선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친박계는 ‘가짜’ 주장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가 지난 2일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할 때만 해도 정치권과 큰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 다만 최근 들어 신천지의 정치권 연루설이 끊이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씨 입을 통해서 과연 정치권 연루설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것인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됐었다.

하지만 사건은 엉뚱한 방향에서 흘러나왔다. 이씨가 차고 나온 시계 하나가 정치권에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씨가 차고 나온 시계는 이른바 ‘박근혜 시계’이다. 금색으로 둘러진 이 시계를 마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선물을 받았다고 자랑이라도 하는 듯이 차고 나왔다.

당장 친박계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부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이건용 조직국 조직팀장은 자신의 SNS에서 은색시계 하나만 제작을 했고, 금장시계는 제작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청와대 봉황마크 및 대통령 서명을 위조해 사용할 경우 사법처리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금장시계는 없었고, 시계 판에 날짜 판도 없다면서 이씨의 시계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 역시 “아무래도 가짜같다”면서 금장시계는 없었고, 날짜가 나오는 시계는 없었다고 밝혔다.

친박계가 가짜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신천지와 미래통합당과의 연루설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당명을 이만희씨가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미래통합당은 이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이는 이번 총선이 자칫하면 신천지 총선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천지와 미래통합당 연루설은 과거 새누리당 시절부터 꾸준하게 제기돼왔던 문제다. 만약 신천지와 미래통합당 연루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미래통합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박근혜 시계는 ‘가짜’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만큼 이씨가 시계를 차고 나온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평소 차던 버릇? vs 일종의 메시지?

문제는 이씨가 왜 하필 이날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왔냐는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오늘 같은 날 그 시계를 차고 나왔다는 것부터 수상하다”면서 그 의도를 의심했다.

그러면서 “현정권에서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걸 알렸으니 나 좀 잘 봐달라는 메시지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 “가짜 시계를 차고 나와 자신을 잘못 건드리면 여럿 다칠 수 있음을 암시했다”고 언급했다.

차 전 의원은 신도 26만 명 정도인데 정치권에 연줄 하나 없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을 건드리면 여럿이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정치권을 향한 일종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평상시에 차던 습관 때문에 차고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날짜의 숫자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평소에 차고 있던 시계가 아니라 이날을 위해 특별히 차고 나온 시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그만큼 이번 박근혜 시계 파문은 정치권에서 상당히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가짜 논란서부터 시작해서 이씨가 왜 차고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등 그야말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오르고 있다.

◇ 신천지 총선으로 옮겨붙을까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박근혜 전 대통령 시계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박근혜 전 대통령 시계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이 가장 전전긍긍하는 것은 자칫하면 신천지 총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천지가 정치권과 연루됐다는 의혹은 꾸준하게 제기돼 왔던 문제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포섭 대상이 됐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정치권에 연줄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연루설 특히 특정 정당 연루설이 사실로 드러나면 그에 따른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이 이만희씨에 대해 고소·고발을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면 신천지와 정치권의 연루설에 대한 증거가 세상에 공개될 가능성도 높다.

또한 계속해서 신천지 관련 증언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면 총선의 주요 이슈로 신천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천지 신도 중 일부가 양심선언 비슷하게 해서 특정 후보에 대한 신천지 연루설을 주장한다면 그에 따라 표심이 좌우될 수도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