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김정은 친서, 3가지 노림수
느닷없는 김정은 친서, 3가지 노림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06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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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말 비난 이후 갑작스럽게 김정은 친서
남녘 동포 용어 사용하면서 따뜻한 이미지 보여

청와대-문재인 대통령, 투트랙 전략 구사하는 북한
결국, 코로나19 검사·치료 협력 관계 필요한 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친서를 보내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우리 국민이 고통받는 것에 대한 위로 차원의 친서이지만 그 속내가 복잡하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 지도 당시. (사진/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친서를 보내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우리 국민이 고통받는 것에 대한 위로 차원의 친서이지만 그 속내가 복잡하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 지도 당시. (사진/조선중앙TV 캡처)

[한국뉴스투데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친서를 보내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우리 국민이 고통받는 것에 대한 위로 차원의 친서이지만 그 속내가 복잡하다. 특히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전날 상반된 반응을 내놓으면서 우리 국민은 더욱 혼란스런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왜 이 시점에서 친서를 보냈는지에 대한 의도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 김여정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5일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친서 교환은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낸 후 5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싸우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를 보내면서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면서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전했다.

또한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고, 한반도 정세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친서에 많은 사람이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날 김여정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겁먹은 개” “저능한 사고” 등으로 맹비난했기 때문이다.

김 제1부부장의 비난 이후 그 다음 날 곧바로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김 위원장이 보냈다는 것은 적잖이 당황스러우면서도 그 의도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쨌든 김 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은 각자의 역할에 맞춰 계산된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으로 의도가 깔렸다고 할 수 있다.

그 의도 중 하나가 청와대와 문 대통령·국민을 분리하는 것으로 청와대나 정부 관료의 대북 접근은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문 대통령이나 국민과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청와대나 정부 관료가 대북 제재를 고수하면서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을 가하면서도 정상 간의 대화는 열어두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미국 행정부에 대한 맹비난을 가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지 않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는 지금의 대북 정책을 고수하지 말고 바꾸라는 요구이면서도 대화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북한으로서도 우리나라와의 대화의 끈을 완전히 놓게 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클 수밖에 없으므로 두 정상 간의 대화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북한에서는 계속해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비난은 이어질 수 있겠지만 두 정상 간의 대화는 계속 이어가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 인도주의 인식 심기 위해

또 다른 이유는 김 위원장 자신은 ‘인도주의자’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용도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의 모친상을 당했을 때 조의문을 전달한 것 등을 통해 김 위원장 자신은 ‘독재국가의 화신’이 아닌 ‘인도주의자’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전략으로 친서 외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함으로써 동포를 챙기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코로나 공포로 인해 우리 국민의 입국 제한이나 금지를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따뜻한 마음 씀씀이를 보임으로써 민족 공고를 넘어 국제사회에 따뜻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방안으로 친서 외교를 사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5일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친서 교환은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낸 후 5개월 만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5일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친서 교환은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낸 후 5개월 만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 보건 협력 기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보건 협력 기대’이다.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남북 보건협력 분야 협력’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에 이 내용이 들어있는지에 대해 청와대는 ‘밝힐 수 없는 차원’이라고 말했지만, 친서에 이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0명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 이유는 북한은 코로나 검사를 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선을 폐쇄했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 확진자가 수천 명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문제는 확진자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검사가 필요하고, 코로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선진 의료가 필요하다. 다만 대북 제재 문제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는 코로나에 대처할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미국도 코로나 검사를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도 자국민 코로나 검사 때문에 북한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반면 우리나라 코로나 검사와 치료 등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현 의료 체계 능력을 넘어서기는 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검사와 치료가 결코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주요 선진국보다 코로나 검사와 치료는 월등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코로나 극복을 위해서는 우리나라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북한은 돼지 열병과 조류인플루엔자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을 북한 스스로 퇴치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북한으로서는 누군가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 우리 이외에는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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