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는 어쩌다 코로나19 슈퍼전파지가 됐나?
콜센터는 어쩌다 코로나19 슈퍼전파지가 됐나?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3.1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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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콜센터 코로나19 확진자 90명 넘을 듯
업무 특성상 밀집도 높고 마스크 안 쓰고 근무
고객 개인정보 유출 우려 이유 재택근무 어려워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콜센터의 감염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콜센터의 업무 환경과 코로나19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 지난 9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건물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났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11일 0시 기준 90명이며, 세부적으로 서울 62명, 인천 15명, 경기 13명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건물은 폐쇄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건물에 웨딩홀과 산후조리원이 있는 만큼 확진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건물 밖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지난 9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건물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났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11일 0시 기준 90명이며, 세부적으로 서울 62명, 인천 15명, 경기 13명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건물은 폐쇄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건물에 웨딩홀과 산후조리원이 있는 만큼 확진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건물 밖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서울 구로구에서 발생한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수도권 방역의 최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이에 금융당국이 보험, 카드사 등의 콜센터 운영상황과 코로나19 예방 조치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 수도권 방역의 최대 분수령으로 떠오르다

지난 9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건물에서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며 콜센터가 수도권 방역의 최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이 사태로 현재까지 확진자는 11일 0시 기준 90명이며, 세부적으로 서울 62명, 인천 15명, 경기 13명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건물은 폐쇄됐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90명은 콜센터가 있는 11층 직원 207명과 그 가족 중에서만 나온 숫자이며, 해당 건물의 다른 콜센터 직원 550명 등 다른 층 사람들도 검체를 채취해 조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건물에는 웨딩홀과 산후조리원 등이 위치한 점과 해당 콜센터 직원 중 상당수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점으로 미뤄 확진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구로가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지역이며, 신도림역의 경우 하루 7만명 가량의 인구가 이용하는 만큼, 코로나의 지역사회 전파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대구 달서구 성당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콜센터 역시 5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해당 사무실이 전면 폐쇄에 들어간 상태이며, 이들은 현재 자가격리 상태로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일각에서는 “콜센터의 감염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밀집도 높고, 마스크 못 써 ... 보안 때문에 재택근무도 힘들어

콜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업무 특성상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제한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콜센터의 업무 특성상 다수의 직원들이 낮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1~2m의 좁은 간격으로 붙어 앉아 일하는 구조다 보니 거리 두기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화 상담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고객과의 통화 중 부정확한 발음이나 작은 소리 등 정확한 정보 전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마스크를 끼지 못한 채 종일 전화 응답을 하다 보면 침방울이 콜센터 공간에 퍼져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 받고 있다.

콜센터는 재택근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각종 개인정보를 보면서 응대해야 되는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를 실시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있으므로 금융사나 보험사의 경우에는 아예 회사 외부에서는 열 수 없도록 해놓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콜센터는 아웃소싱 업체에 하청을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도 현실적으로 관리가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사회적 격리 두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전화 상담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고객과의 통화 중 부정확한 발음이나 작은 소리 등 정확한 정보 전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마스크를 끼지 못한 채 종일 전화 응답을 하다 보면 침방울이 콜센터 공간에 퍼져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 받고 있다. 아울러 개인 정보보안을 이유로 재택근무도 쉽지 않다. (사진/뉴시스)
▲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사회적 격리 두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전화 상담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고객과의 통화 중 부정확한 발음이나 작은 소리 등 정확한 정보 전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마스크를 끼지 못한 채 종일 전화 응답을 하다 보면 침방울이 콜센터 공간에 퍼져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 받고 있다. 아울러 개인 정보보안을 이유로 재택근무도 쉽지 않다. (사진/뉴시스)

◇ 부랴부랴 실태조사 들어간 금융당국, 앞으로의 해결방안은?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논란이 되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와 카드사 등의 위탁 콜센터 운영상황과 코로나19 예방 조치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을 줄이기 위한 '거리 두기'와 분산 근무 등을 콜센터 업무 환경에 적용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금융권의 업종별 협회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형 금융사를 중심으로 분산 근무가 실시되고 있으며,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 같은 경우 콜센터를 이원화해 혹시 모를 피해를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교대 근무는 콜센터 상담원의 소득 감소와 직결되는 문제라서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콜센터 상담원의 경우 파견직이나 도급직 등 비정규직 신분이 대다수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교대 근무나 재택근무에 대한 제도적 보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수도권 방역의 큰 분수령이 된 만큼, 금융업계가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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