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정의당, 원칙 없는 비례 공천으로 시끌
민생당-정의당, 원칙 없는 비례 공천으로 시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12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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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 지도부, 지역구 대신 비례대표로 가닥
3개 정당이 결국 3개 계파로 나누어지게 되고

음주운전·대리게임·메갈·심상정 팬클럽 회장 등
논란에 휩싸인 정의당, 비례연합정당 합류 요구
민생당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 의원들의 연임을 제한하는 당헌·당규 재개정 안이 상정됐는데 박주현 공동대표가 이에 대해 반발했다. 비례 의원들이 자유롭게 재출마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 박주현 공동대표. (사진/뉴시스)
민생당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 의원들의 연임을 제한하는 당헌·당규 재개정 안이 상정됐는데 박주현 공동대표가 이에 대해 반발했다. 비례 의원들이 자유롭게 재출마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 박주현 공동대표.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민생당과 정의당이 비례대표 공천 논란에 휩싸였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이기에 소수야당은 득표율만 높으면 원내교섭단체까지 만들 정도의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내부 문제로 인해 지지층이 등을 돌리게 됐다. 민생당은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계파 갈등이 발생했고, 정의당은 후보 자격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사천(私薦) 이야기가 나온다. 이대로라면 자신들의 지지층까지 사라지게 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 민생당, 비례대표 공천 놓고 갈등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 제도하에서 소수야당들은 거대 양당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역구는 둘째치고라도 비례정당 득표율만 높으면 원내교섭단체까지 노려볼만하다. 이런 이유로 소수야당들은 비례대표 공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민생당과 정의당이 비례대표 공천 논란에 휩싸였다. 민생당은 애당초 비례대표 공천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3개 정당이 통합해서 3인 공동체제로 운영되는 정당이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3당이 합당해서 만든 정당이 민생당이다. 그런데 이런 민생당이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지도부가 비례대표 공천을 노리기 때문이다.

최근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는데 그것은 비례대표 공천 때문이다.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 의원들의 연임을 제한하는 당헌·당규 재개정 안이 상정됐는데 박주현 공동대표가 이에 대해 반발했다. 비례 의원들이 자유롭게 재출마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공동대표가 20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기 때문에 비례대표 재출마를 금지하는 당헌·당규를 재개정하면 결국 자신은 지역구 출마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생당이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비례대표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박 공동대표뿐만 아니라 다른 지도부도 비슷하다.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비례대표를 통해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다만 비례대표 후보 중 당선 가능성이 큰 번호의 후보는 한정돼 있다 보니 갈등이 불가피하다. 더 높은 번호를 배정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자리다툼이 일어나는 것이다.

더욱이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라는 세 개의 정당이 하나의 정당이 된 것이기 때문에 자기 사람 심기 현상이 발생하면서 세 정당 출신은 결국 계파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공천에만 염두에 두면서 가장 초조해진 사람들은 지역구 출마자들이다. 하루라도 빨리 선대위를 꾸려서 선거운동에 돌입해야 하는데 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공천에만 신경을 쓰게 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 정체성 잃어버린 정의당

정의당은 일찌감치 비례대표 공천을 마무리했지만,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대리게임 논란에 심상정 대표 팬클럽 회장 출신, 음주운전 경력 등이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당선 안정권으로 불리는 6번 신장식 후보는 지난 2006년~2007년 음주운전 1번, 무면허 운전 3번 등 4차례 처벌을 받았다.

신 후보는 지난 1일 “사과드린다”면서 “2007년 이후로는 일체의 도로교통법 위반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음주운전 및 무면허 운전 등의 경력자를 국회의원 후보로 선출했다는 것을 두고 정의당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천 세칙에는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을 했거나 15년 안에 음주운전 3회 이상 했다면 후보 결격 사유가 된다고 돼 있다. 신 후보는 이 세칙에서 걸러져야 할 인물인데 당내 자격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정의당이 다른 정당에 비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신 후보가 선출됐다는 것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당선 제1순위인 1번 류호정 후보는 ‘대리게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자신의 게임 아이디를 지인에게 전달해서 게임 실적을 올린 것이다. 류 후보는 “경솔함을 반성한다”면서 “금전 거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게임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면서 비판을 가하고 있다. 대리게임은 결국 대리시험과 같은 것이고 불공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늘 ‘공정’을 강조해온 정의당으로서는 류 후보를 선출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치명적인 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비례대표 공천을 마무리했지만,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대리게임 논란에 심상정 대표 팬클럽 회장 출신, 음주운전 경력 등이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사진 심상정 정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정의당은 일찌감치 비례대표 공천을 마무리했지만,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대리게임 논란에 심상정 대표 팬클럽 회장 출신, 음주운전 경력 등이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사진 심상정 정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 메갈 논란 의혹까지

2번 장혜영 후보는 비례대표 후보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SNS에 “여러분의 둘째 메갈 국회로 보내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메갈’은 남성혐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와 연관돼 있다. 남성혐오를 부추기는 메갈리아 회원이 비례대표 후보가 됐다는 것은 남성 혐오를 결국 국회 안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12번 정민희 후보는 과거 권영길 전 의원의 팬카페 운영자 출신이면서 현재 심상정 대표의 팬클럽 ‘심크러쉬’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처럼 민생당과 정의당이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각에서는 비례연합정당에 민생당과 정의당이 합류하는 것이 더 낫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민생당 지지층이나 정의당 지지층이 민생당과 정의당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례대표 공천 논란으로 인해 지지층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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