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도전, 그 성공 가능성은?
김종인의 도전, 그 성공 가능성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13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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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요구하며 나타난 김종인, 황교안 일부 지역 화답
태영호 공천 놓고 팽팽한 긴장감 형성하는 둘의 관계

압도적 카리스마로 수도권 ‘승리’ 일궈낼까?
여러 정당 통합, 일사분란한 움직임 힘들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주요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이다. 이번 4.15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기로 하면서 여야를 넘나드는 선거 구원투수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세간의 이목이 좋은 평가가 많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그 이유는 평소에는 조용하다가 선거 때만 나타나는 사람이라는 평가다. 이번에는 미래통합당 구원투수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전제조건 내건 김종인

일요일의 남자는 ‘송해’이다. 또한 정치권에도 일요일의 남자가 있는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안 대표가 한때 일요일마다 기자회견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일요일의 남자’다.

그런데 ‘선거철의 남자’가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다. 선거 때만 나타나서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그때마다 그 정당은 선거에서 승리했다. 2012년 총선 때에도 2016년 총선 때에도 여야를 넘나들면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서 승리를 일궈냈다.

이런 경력 때문인지 여야 모두 김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낸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평소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선거 때만 되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은 김 전 대표에게 선대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

김 전 대표는 선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는 대신 몇 가지 전제조건을 달았다. 공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서울 강남을과 인천 연수을, TK의 대구 달서갑, PK의 경남 거제, 부산 진구갑, 부산 북구강서구을 등 모두 6곳의 후보 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공천관리위원회는 인천 연수을, 대구 달서갑 등에 대해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김 전 대표의 요구에 황 대표가 화답한 것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요구는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서울 강남갑 공천을 받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가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의 강남갑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질타했다. 김 전 대표는 태 전 공사가 우리나라에 뿌리가 없는 사람으로 공천을 이벤트화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은 선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한 것은 아니라면서 자신의 공천 요구가 수용되기 전까지는 선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를 두고 미래통합당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선대위원장이 공관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는 비판이다. 공천을 지도부가 개입을 하게 된다면 사천 논란이 일어나면서 그에 따른 내부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김종인의 도박

김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는다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다소 열세인 것이 현실이다. 또한, 수도권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단순히 反문재인 전선을 구축한다고 해서 승리를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동안 김 전 대표가 선거 수장이 돼서 승리를 이끌어왔다고 했지만 2012년 새누리당 시절이나 2016년 더불어민주당 시절은 정당 지지율이 1위를 차지했었기 때문이다. 현재 미래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 다음으로 지지율 2위를 차지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김 전 대표로서는 나름 도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김 전 대표에게는 승리 DNA가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는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수도권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도층을 잡을 수 있는 김 전 대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독선적인 당 운영 방식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앞서 언급한대로 공천을 놓고도 김 전 대표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불만이 제기되면서 선거 때 일사분란하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김 전 대표의 성격이 상당한 카리스마로 선거를 진두지휘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2016년 당시 문재인 당 대표가 김 전 대표를 영입하기 위해 집에도 찾아가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의 모습도 보였다.

이런 점에서 황 대표가 김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에 앉히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선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는 대신 몇 가지 전제조건을 달았다. 공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서울 강남을과 인천 연수을, TK의 대구 달서갑, PK의 경남 거제, 부산 진구갑, 부산 북구강서구을 등 모두 6곳의 후보 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2017년 김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 (사진/뉴시스)
김 전 대표는 선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는 대신 몇 가지 전제조건을 달았다. 공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서울 강남을과 인천 연수을, TK의 대구 달서갑, PK의 경남 거제, 부산 진구갑, 부산 북구강서구을 등 모두 6곳의 후보 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2017년 김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 (사진/뉴시스)

◇ 선거철의 남자 이미지

다만 선거철의 남자 이미지는 김 전 대표에게는 상당한 독이 될 수도 있다. 일부 유권자들은 “또야?”라면서 비난을 가하고 있다.

평소 정치에 대해 별다른 언행을 하지 않다가 선거철만 되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2016년 자신을 비례 2번에 배정하는 등 독단적인 모습이 이번에도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면서 미래통합당이 제대로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미지수다.

2016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 분열로 인해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꼈고, 이에 따라 문재인 당사 당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문 당시 대표는 모든 전권을 김 전 대표에게 넘겨줬고, 친문 지지층 역시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여러 정당이 통합한 정당이기 때문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유권자들에게는 김 전 대표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하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김종인이라는 처방이 약효를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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