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미래통합당, 김종인 잃고 비례도 잃고
첩첩산중 미래통합당, 김종인 잃고 비례도 잃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17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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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악재 산적한 상황, 황교안 리더십은
무소속 출마 이어지면서 수도권 총선은 어디로

김형오 vs 김종인 갈등만 남겨놓은 선대위원장 자리
미래한국당 공천 결과에 경악 비례대표 후보 고민으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지도부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지도부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미래통합당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공천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무소속 출마 대열에 합류한 것을 시발점으로써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고 했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영입도 실패로 돌아갔다. 여기에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은 사실상 독립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이대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무소속 출마 러시 이어지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총선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악재가 계속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과연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어두운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러 가지 악재를 과연 말끔하게 해소하고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황 대표 자체가 총선을 치러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당을 제대로 이끌고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해 당 안팎에서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미래통합당이 쉽지 않은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을 정도로 현재 상황은 암울하다.

가장 큰 악재 중 하나는 무소속 출마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TK를 비롯한 영남권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도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시발점으로써 홍준표 전 대표로 이어지면서 영남권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공천 탈락한 의원들 역시 무소속 출마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출신 서울·경기 등 수도권 당협위원장 및 단체장 출신이 지난 16일 무더기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총 14개 당협위원장 및 단체장 출신 후보들이다. 수도권은 박빙의 승부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했다는 것은 미래통합당에게는 악재나 다름없다.

특히 이들은 당협위원장 및 단체장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역 조직을 다져왔던 인물이다. 즉, 지역의 조직이 붕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에서 조직이 무너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은 그야말로 오차범위 내에 초박빙의 승부이다. 또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대면 접촉 선거운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기에 조직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수도권 당협위원장 및 단체장 출신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를 했다는 것은 조직력이 붕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악재 중의 악재라고 할 수 있다.

◇ 김종인도 잃어버리고

또 다른 악재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 전 대표는 중도층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선대위원장 자리에 앉히게 된다면 상당히 득이 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결국 영입에 사실상 실패를 했다. 김 전 대표의 영입 실패는 단순히 끝나는 문제가 아니고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의 관계가 있다. 김 전 대표는 김형오 전 위원장의 공천에 비판을 가했던 인물이고, 그 과정에서 김형오 전 위원장이 결국 공관위원장에서 사퇴했다.

황 대표로서는 김 전 대표도 잃어버리고 김형오 전 위원장도 잃어버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보수 진영의 두 어른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황 대표에게는 뼈 아픈 대목이다. 나름 보수 진영의 어른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총선 표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총선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게 될 것인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쉽지 않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부지깽이 하나라도 보탬이 돼야 하는 상황에서 김형오 전 위원장과 김종인 전 대표를 모두 잃었다는 것은 황 대표에게는 힘든 총선 여정이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계단에서 공천무효를 외치는 '미래통합당 부당공천 반대모임'의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의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계단에서 공천무효를 외치는 '미래통합당 부당공천 반대모임'의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의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미래한국당의 공천

또 다른 악재는 미래한국당의 공천이다. 지난 16일 오후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후보 공천 명단을 발표했는데 미래통합당 영입 인재들이 후순위로 밀려났다. 미래통합당으로서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다.

이는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이 아닌 독자 정당이 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실상 독립선언이다. 미래통합당이 발칵 뒤집어진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당초 미래통합당은 비례위성정당을 만들고 총선이 끝난 후 비례위성정당을 해산시켜서 비례대표들을 미래통합당에 흡수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미래통합당 추천 후보들이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가 돼야 하는데 미래한국당의 공천 결과는 미래한국당이 영입한 인재들로 채워졌다.

이는 미래한국당은 총선이 끝나고 난 후에도 독자적인 정당으로 활동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실상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갈등은 총선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래통합당의 가장 큰 걱정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TV 광고 등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선거법 상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정당은 TV 광고를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미래한국당만 좋은 일을 시키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당 내부에서는 비례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만약 비례후보를 내세우게 된다면 미래한국당과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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