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의 반란, 한선교의 꿈, 한선교의 미래
한선교의 반란, 한선교의 꿈, 한선교의 미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18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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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에 경악하는 통합당
한선교 당 대표 정치적 입지는 넓어지고 있어
총선 끝난 후에도 당 대표 유지할 수 있어
원내교섭단체 지위 얻으면 영원한 결별로
한선교 미래통합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제1차 영입인재 발표 및 환영식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선교 미래통합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제1차 영입인재 발표 및 환영식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미래통합당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에 대한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갈등 국면이 어느 정도 봉합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래한국당의 계획이 읽힌 그런 공천이라는 점에서 미래통합당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미래통합당은 총선 이후 미래한국당과 통합해 보수야당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미래한국당은 점차 독자 정당의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통해 새로운 목소리를 내겠다는 방안이다.

◇ 뚜껑 열어보니 경악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 명단을 공개했을 때 정치권은 그야말로 경악 그 자체였다. 공천 명단을 본 사람들 모두 “한선교의 반란이다”고 입을 모았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당 대표가 되자마자 첫 번째로 단행한 인사이고 황 대표 측근 중 한 사람으로 불리던 인물이었다.

그런 한 대표가 미래한국당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에 머물겠다는 인식이 강했다.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의 입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 명단은 안 봐도 비디오라는 인식이 강했다. 어차피 미래통합당이 추천하는 비례대표 후보자가 명단이 오를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래통합당이 추천하는 인사가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 후순위로 밀렸다. 대신 미래한국당이 독자적으로 영입한 인사들이 앞번호에 배치됐다. 사실상 한선교의 반란이다.

한 대표가 미래한국당 대표가 됐을 때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소원을 풀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느 정치인이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고,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 꿈이다. 따라서 한 대표도 당 대표가 되는 것은 꿈이었다.

그런 꿈을 미래한국당에서 이뤄낸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대표 자리이기 때문에 사실상 독립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리이다.

이번 비례대표 후보 공천 명단을 살펴보면 한 대표가 단순히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대표가 아닌 실질적인 당 대표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과는 완전히 독자적인 정당으로 날갯짓을 하겠다는 것이다. 비록 탄생은 미래통합당 위성정당으로 출발했지만, 독자정당으로 앞으로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한선교의 반란으로 규정하기 충분하다. 물론 이에 황 대표는 미래통합당에서도 독자적인 비례대표 후보를 낼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아서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재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재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사실상 비례대표 후보 공천 재의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확정된다면 미래통합당으로서도 더는 개입할 수 없다. 왜냐하면 다른 정당이 상대 정당의 후보 공천을 개입할 경우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 앞에서 광화문 교통 관련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 앞에서 광화문 교통 관련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손도 못 쓰는 상황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손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비례대표 후보 공천 명단 면면을 살펴보면 미래통합당과는 그 동질성이 상당히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들이다. 물론 보수 진영 인사들이지만 평소에도 미래통합당에 대해 쓴소리를 했던 인물들이라는 점을 살펴보면 총선 이후에도 독자적인 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

한 대표로서는 독자노선을 걷는다면 총선이 끝나고 난 후에도 정당 대표로 임기를 채울 수 있다. 한 대표가 차기 총선과 차기 대권 등을 고민한다면 당 대표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미래한국당이 총선 이후 미래통합당으로 흡수 통합이 된다면 한 대표의 위치는 결국 평당원으로 돌아가는데 독자 노선을 걷는다면 당 대표 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한 대표로서도 굳이 미래통합당으로 흡수해 통합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만약 원내교섭단체라도 만든다면 그 정치적 위상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선 국고보조금 액수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것을 포기하고 미래통합당으로 흡수통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원내교섭단체가 된다면 앞으로 21대 국회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 이런 기회를 버리고 흡수통합하는 것은 한 대표로서는 너무 아까운 카드인 것은 분명하다.

◇ 반란 진압 나선 황교안

결국, 황 대표는 반란 진압에 나섰다. 비례대표 후보 재의를 하지 않으면 미래통합당도 비례대표 후보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일단 한 대표가 한발 뒤로 물러난 모습이지만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한 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겠다고 밝히면 미래한국당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를 내겠다고 맞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즉, 비례대표 공천에 개입하는 용도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미래한국당도 지역구 후보 공천을 카드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자매정당이기 때문에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워낙 사안이 복잡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 대표가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에 흡수 통합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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