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경영권 분쟁 심화, 무게추 조원태로 기우나?
한진家 경영권 분쟁 심화, 무게추 조원태로 기우나?
  • 손성은 기자
  • 승인 2020.03.18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기 주주총회 초읽기…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폭로·소송
포문 연 3자 연합에 조원태 회장 측 맞불 놓으며 반박
캐스팅보트 국민연금은?…조 회장 손 들어줄 가능성↑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국회발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자 조 전 부사장을 주축으로 하는 반 조원태 연합은 이를 빌미로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조 회장 측이 반대 연합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허위공시를 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신고를 하자 반대 연합이 악의적 왜곡이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진흙탕 싸움이 연출되고 있다. 양측 공방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조 회장으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편집자 주>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정기 주총을 앞두고 신고와 소송으로 번지는 등 심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정기 주총을 앞두고 신고와 소송으로 번지는 등 심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정기 주총을 앞두고 신고와 소송으로 번지는 등 심화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주축으로 하는 반 조원태 연합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판세가 조 회장측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정기 주총 초읽기 갈등…폭로, 소송으로 번져

조 전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 회장 측은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반 조원태 연합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허위공시를 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지난 17일 조사를 요청했다.

조 회장 측은 조 전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의 3자 연합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 주장하고 있다. 조 회장 측이 문제로 삼고 있는 것은 3자 연합 중 반도건설의 한진칼 보유지분 8.28% 중 3.28%다. 자본시장법은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면 보유목적을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8월 한진칼 주식 매집에 나서 같은 해 10월 5% 넘겼다. 당시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설명했지만 조 회장 측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조 회장과 어머니 이명희 정석학원 고문 등을 만나 한진그룹 명예회장 임명과 임원 선임 권한, 부동산 개발권 등 요구했고 이는 사실상 경영 참여 목적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조 회장 측은 반도건설의 ‘단순 투자’ 목적은 허위 공시이며 5% 초과분인 3.28%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달라 요청한 것이다.

조 회장 측의 요청에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은 소송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금감원이 한진칼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반도건설의 지분 3.28%분의 의결권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조 회장 측은 3자 연합에 지분율 7% 우위를 점하게 돼 주총에 유리해진다. 이 때문에 3자 연합은 반도건설의 한진칼 주식 의결권 행사를 보장해달라는 가처분 신청 소송을 낸 상황이다.

◇ 포문 연 3자 연합에 조 회장 측 맞불 전략

한진가 경영권 분쟁은 주총을 앞두고 상대 진영을 향한 공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당초 지분 확보를 위한 경영 전략 및 사외 이사 추천 등의 공방 양상은 폭로와 소송으로 비화했다.

포문은 3자 연합이 열었다. 앞서 지난 4일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근 프랑스 검찰이 에어버스가 대한항공 등에 항공기를 납품하며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보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한 공격에 나섰다.

당시 3자 연합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건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왜 필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면서 “과거의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밀실경영으론 회사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고 공세를 펴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어떠한 관련도 없음을 재차 강조한다”며 “근거 없이 현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시켜 회사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조치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3자 연합은 대한항공 자가보험, 사우회가 들고 있는 한진칼 지분과 관련한 문제 제기도 했다. 이들은 해당 단체들이 사실상 조원태 회장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며, 개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의결권 행사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판은 조 회장측으로 점점 기우는 듯한 모양새다. 현재 조 회장 측이 한진칼 지분 33.45%, 3자 연합이 31.98%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은 1.47%포인트 차이다. (사진/뉴시스)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판은 조 회장측으로 점점 기우는 듯한 모양새다. 현재 조 회장 측이 한진칼 지분 33.45%, 3자 연합이 31.98%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은 1.47%포인트 차이다. (사진/뉴시스)

◇ 국민연금 결정은?…무게추 조원태로 기우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판은 조 회장측으로 점점 기우는 듯한 모양새다. 현재 조 회장 측이 한진칼 지분 33.45%, 3자 연합이 31.98%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은 1.47%포인트 차이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가운데 이목은 국민연금에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의결권 행사 가능한 2.9%의 지분이 한진가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연금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을 맡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국민연금에 조 회장의 연임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에 발송한 한진칼 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에 “한진칼이 제안한 이사회 안이 기업의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3자 연합의 경우 구성원 간 이해관계가 불투명하고 제안한 후보의 전문성이 특별히 이사회 후보보다 더 높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면서 조 회장의 재선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3자 연합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의결권 자문사들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제시한 의견은 스스로의 가이드라인을 근거 없이 뒤집은 것으로 객관성을 상실한 편향된 결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는 한진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무게추가 조 회장측으로 기울고 있다 분석하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연임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최근 3자 연합 내부소통 문제가 발생한 듯한 모습도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허위공시 논란과 한진 내부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조 회장의 재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