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것 터진 민생당 갈등, 미래는?
터질 것 터진 민생당 갈등, 미래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19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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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연합정당 참여로 계파 갈등 표출
바른미래당은 거부, 평화당·대안신당은

18일 세 차례 최고위원회의, 의결 효력은
공천 놓고 갈등 불가피, 당 쪼개지지 않아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민생당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정치권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통합한 민생당이 탄생했지만, 애초부터 그들이 화학적 결합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강했다. 당초 국민의당에서 출발한 그들이었지만 세 계파로 나누어졌고, 선거를 앞두고 급조한 통합신당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미래 또한 불투명하다.

◇ 지향점 다른 그들

“언젠가 한번 터질 것이 터졌다” 민생당 내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민생당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에서 출발했다. 그들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으로 쪼개졌고, 4.15 총선을 앞두고 하나의 정당으로 헤쳐 모였다.

안철수계가 바른정당과 통합해서 만든 정당이 바른미래당이다. 그리고 안철수계를 따라가지 않은 호남세력이 만든 정당이 민주평화당이고, 그 민주평화당에서 빠져나온 정당이 대안신당이다. 그야말로 복잡한 관계로 얽혀 있다.

그들은 20대 국회를 거치면서 거듭 분화를 하다가 4.15 총선을 앞두고 결국 하나의 정당으로 합쳐졌다. 하지만 화학적 결합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은 모두 지향점이 다르다. 민주평화당은 호남 중에서도 전북 쪽에 지향점을 뒀다면 대안신당은 호남 중 전남을 지향점으로 두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진보개혁세력 중에서 중도층으로 지향점을 두고 있다.

그들은 명확히 다른 지향점을 두고 있으므로 하나의 정당에 섞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 민생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내부 갈등이 벌어진 것이다.

그 이유는 ‘비례대표’ 때문이다. 리얼미터는 YTN의 의뢰로 지난 9~13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민생당은 2.1%를 기록했다.(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5만7441명에게 접촉해 최종 2514명이 응답을 완료, 4.4%의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의당은 0.6%포인트 내린 4.3%, 국민의당은 0.8%포인트 내린 3.9%를 각각 기록했고, 이어 우리공화당 2.4%,인 점을 감안하면 민생당은 그야말로 초라한 성적표를 갖고 있다.

더욱이 원내 3당이라는 체면이 살지 않고 있다. 이대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면 비례 1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형성돼 있다.

이런 이유로 비례연합정당을 참여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계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독자노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은 비례연합정당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 고성까지 오간 최고위원회의

지난 18일 하루 동안 민생당은 세 번의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바른미래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강하게 반발했고,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은 바른미래당을 패싱하고 별도의 최고위원회의를 연달아 개최했다.

이날 오전 9시 11차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민주평화당 박주현 공동대표와 대안신당 장정숙 원내대표는 전날인 17일 의원총회에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다는 결의를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김정화 공동대표는 친문 세력에게 당을 팔아넘긴다면서 반발했다. 이에 대인신당과 민주평화당은 오전 11시 제12차 최고위원회의를 별도로 열었고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의안을 의결했다.

또한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은 오후 7시 제13차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논의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제12차와 제13차 최고위원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날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한 내용이 과연 효력이 있느냐를 놓고 첨예한 갈등이 대립하고 있다.

또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인사들은 고성을 지르는 등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후 바른미래당은 성명서를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는 회의는 간담회에 불과하다”면서 효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례연합정당 참여 관련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일부 당직자들의 반대 피켓 시위를 뒤로하고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례연합정당 참여 관련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일부 당직자들의 반대 피켓 시위를 뒤로하고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당 쪼개자니 시간은 없고

이처럼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갈등을 보이면서 당이 둘로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당 내부에서는 이럴 것이면 차라리 당을 깨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당을 둘로 쪼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을 쪼갠다면 바른미래당이 당을 박차고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결국 바른미래당은 울며 겨자 먹기로 민생당에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당 지도부 일부가 지역구 출마 대신 비례대표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불가피하다.

이날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이 공천관리위원회를 의결한 것도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갈등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바른미래당 인사들이 대거 탈당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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