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뒷통수 친 한선교, 미래한국당 미래는
황교안 뒷통수 친 한선교, 미래한국당 미래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20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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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일으킨 한선교, 당 대표직 사퇴해
원유철 등 친황 지도부, 새로운 공천 명단
당선권 밖 밀려나면 공천 갈등 더욱 증폭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시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미래통합당과 갈등을 겪은 후 끝내 사퇴했다. 한 전 대표는 사퇴를 하면서도 미래통합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번 공천이 잘된 공천이라면서 미래통합당이 공천을 간섭한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이제 미래한국당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게 됐다. 하지만 공천을 놓고 당내 잡음이 예고된다.

◇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한 전 대표는 당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내 정치인생 16년 마지막을, 정말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내 생각이 막혀버리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과 함께 만든 공천안에 대해 개혁 공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줌도 안 되는 야당의 권력을 갖고 그 부패한 권력이,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개혁을 막아버리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한 전 대표는 “그 가소로운 자들이, 그것도 권력이라고 자기의 측근을 갖다 박으려는 그런 모습들에 저는 물러서기 싫었다”고 공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한 전 대표가 ‘가소로운 자들’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황교안 대표와 그 측근들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 “국민의 열망과 기대와 먼 결과다. 대충 넘어갈 수 없다”면서 미래한국당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이 발언이 결국 미래통합당에서 넘어온 선거인단에 크게 영향을 줬고, 결국 ‘부결’로 종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의 쿠데타를 황 대표가 단번에 제압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 전 대표를 미래한국당 대표에 앉힌 인물이 황 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뒷통수를 제대로 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 미래한국당 공천 파열음

미래한국당은 지난 16일 1차 공천안을 발표하며 발칵 뒤집어졌다. 미래통합당이 영입한 인재들이 모두 당선권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한국당을 성토하는 동시에 한 전 대표가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5일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만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사진/뉴시스)
지난 5일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만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사진/뉴시스)

미래통합당의 불만이 커지자 미래한국당 최고위원회의는 재의를 요구했고, 공관위는 3명을 당선권 안에 재배치하는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선거인단은 부결시켰다.

한 전 대표가 사퇴를 하면서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무너졌다. 나머지 4명의 최고위원도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인물이 지도부를 채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원유철 의원 등이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미래한국당에 합류하면서 원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른바 친황계가 미래한국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공천은 다시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공천에서는 아무래도 미래통합당 영입 인사들이 대거 당선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전면 재수정인 셈이다.

새 지도부는 추가 수정작업을 거쳐 최종 비례대표 최종안을 다음주 초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7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하자면 다음주 초까지 이외에 시간이 없다.

이미 공천 면접 심사 등이 마무리가 됐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공천은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기존의 공천안에서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친황 지도부가 마련됐으니 미래통합당이 영입한 인재 상당수가 공천 명단에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 기존 명단에 오른 인물들과의 갈등 불가피

문제는 기존 명단에 오른 인물들이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갈등이 불가피하다.

한 전 대표는 큰 폭의 수정안으로 변경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를 이렇게 사퇴하도록 성공한 분들께 한 가지 부탁을 하겠다”면서 “한 분, 한 분 삼고초려 했는데 새로 고친 명단을 또다시 고치지 말아 달라. 20번 안의 명단은 정말 바꾸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당선권에 명단을 올린 후보자들 역시 갑작스럽게 당선권 밖으로 밀려난다면 그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공천 갈등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전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사퇴를 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 아니라 갈등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자신이 당선권 안쪽에서 뱃지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있다가 갑작스럽게 사라졌는데 가만히 있을 인물이 몇 명이나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만큼 반발이 클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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