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삼켜버린 총선, 후보자도 제대로 몰라
코로나가 삼켜버린 총선, 후보자도 제대로 몰라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24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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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유권자 대면 접촉 이뤄지지 않아
지역 후보자 누구인지 모르는 선거될 판

정책, 비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후보들
투표율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여야
지난 19일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과 북구 공무원들이 4·15 총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모의 시험을 벌였다.(사진/뉴시스)
지난 19일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과 북구 공무원들이 4·15 총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모의 시험을 벌였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전국적으로 이뤄지면서 4.15 총선 이슈는 그야말로 사라져 버렸다. 자신의 지역구에 어떤 후보자가 나왔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각 정당이 내놓은 공약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런 선거가 됐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투표장에 가는 것조차 두려워 투표율 역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야말로 이번 선거는 코로나가 삼켜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지역 후보자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선거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지역 후보자가 지역 유권자들을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는 선거가 됐다.

대면 접촉을 방역 당국에서 금하면서 후보자들도 유권자들도 서로 접촉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부 유권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어떤 후보자가 나왔는지 제대로 파악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각 정당이 내걸고 있는 정책이나 공약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공중파나 종편 등에서는 하루종일 ‘코로나’ 이슈에만 매달리면서 각 정당의 정책이나 공약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각 후보자의 면면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각 정당들이나 후보들은 선거운동 전략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아침이나 저녁마다 출퇴근 인사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유권자들 역시 코로나 이슈에 총선은 뒷전인 모양새다.

이는 본선거에 들어가도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유세 차량에서 선거 로고송은 흘러나오겠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코로나 무능 심판론 vs 코로나 선전론

이번 선거는 코로나 대응을 제대로 했느냐 아니냐를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해외를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코로나 대응을 모범적으로 했다는 평가가 흘러나오면서 야당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현실이다.

오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제공)
오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제공)

이런 이유로 야당과 보수언론에서는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가 방역 실패를 했다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어갈 것인지는 미지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유도 코로나 대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G20 특별화상정상회의가 곧 이뤄진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방역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또 한번 국격이 상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방역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국내 유권자들에게 알려지게 된다면 야당의 방역 무능 심판론은 더욱 힘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방역 무능 심판론도 만만치 않게 터져나오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코로나發 경제위기다. 현재 코로나발 경제위기는 소상공인은 물론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그리고 전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가 계속해서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경제위기가 도래하면서 우리 정부가 얼마나 효과적인 경제대책을 여야가 내놓느냐에 따라 유권자들의 선택이 갈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승패 가르는 투표율도 문제

또 다른 문제는 투표율이다. 2017년 대선 당시 투표율은 77.2%,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60.2%로 높은 편이었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린 유권자들이 선뜻 투표소를 찾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에 취약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60대 이상이 보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상당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공포를 최대한 없애야 하는 숙제를 미래통합당은 안고 있는 셈이다. 물론 투표장에서의 감염 가능성은 낮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노년층의 투표율이 떨어지게 된다면 미래통합당으로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모든 선거에서 고령층의 투표 충성도가 상당히 높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에도 고령층 투표율이 높을 가능성은 있다. 아파도 투표는 해야 한다는 인식이 고령층에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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