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에 빠진 민생당, 그 탈출구는
소란에 빠진 민생당, 그 탈출구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3.2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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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비례 공천에 이낙연 마케팅까지

비례대표 명단 2번 손학규 올라가 있어
공화당보다 지지율 낮은 상황에 내몰려

호남 후보들 이낙연과 친분 과시해 비난
지향점 없고 선명성 없는 정당으로 전락
민생당의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 손학규 전 대표가 2번으로 올랐다.(사진/뉴시스)
민생당의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 손학규 전 대표가 2번으로 올랐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민생당이 그야말로 소란에 빠졌다. 바른미래당계, 민주평화당계, 대안신당계가 4.15 총선을 앞두고 하나의 정당으로 뭉친 것이 민생당이다. 하지만 이대로 총선이나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할 정도로 당은 사분오열 그 자체이다.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받아본 순간 정치권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호남 지역 의원들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의 마케팅까지 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비례연합정당 참여부터 삐걱

민생당은 비레연합정당 참여부터 삐걱거렸다.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바른미래당이 거부하면서 결국 끝내 무산됐다.

그리고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했는데 그 명단을 받아본 정치권은 경악했다. 비례대표 2번에 손학규 전 대표가 들어간 것은 물론 죄다 바른미래당계 인사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바른미래당계 비례대표 후보 공천인 상황이다. 이로 인해 상당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민주평화당계나 대안신당계는 이러기 위해 바른미래당계에서 비례연합정당 합류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했냐고 비판하고 있다.

이는 탈당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광수 의원의 탈당에 이어 김현정 전 대변인 역시 탈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동영 전 민주평화당 대표 역시 탈당을 시사했다. 그러자 김정화 공동대표는 탈당을 하더라도 사실관계는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사실상 탈당을 하라고 주문했다.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화학적 결합이 되지 않은 계파들이 총선을 앞두고 뭉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갈길이 다른 사람들이 총선이라는 목표 하나 때문에 뭉친 것인데 총선을 위해 하나로 화합해서 뛰어야 할 사람들이 벌써부터 총선 이후 자리에 대해 생각하면서 지분 나눠먹기를 하려고 하니 탈이 났다는 것이다.

호남 vs 비호남

더욱 큰 문제는 호남과 비호남의 대결 구도를 당내에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민주평화당이나 대안신당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호남 색깔을 당에 입혀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바른미래당은 전국정당의 이미지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호남 인사들이 당권을 쥐느냐, 비호남 인사들이 당권을 쥐느냐의 싸움이다. 이런 싸움을 하다보니 지지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갈등은 결국 호남에서도 지지층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우리나라 선거는 지역 기반을 갖추지 못한 정당은 도태되는 구조를 가졌다. 따라서 민생당이 비호남을 표방한다면 결국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민생당이 지난 2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창당 한달이 지났지만 다소 실망감을 보여준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민생당)
민생당이 지난 2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창당 한달이 지났지만 다소 실망감을 보여준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민생당)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화당보다 지지율이 낮은 것은 지향점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명백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내세우면서 선명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민생당은 지향점이 없다는 것이다. 호남을 지향점으로 삼아서 명백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호남을 넘어 전국정당으로’라는 이미지만 심어주게 되면서 오히려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공화당도 내분이 상당히 많았다. 홍문종 의원이 합류했다가 탈당을 했고, 최근에는 김문수 전 지사가 합류했다가 탈당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굳건하다. 그 이유는 선명성을 갖고 지향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면 민생당 역시 당내 갈등은 있지만 그 선명성과 지향점이 사실상 없으면서 그에 따라 유권자들에게 어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이 됐다.

이낙연에 업혀 가는 후보들

여기에 민생당 호남 의원들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에게 업혀가는 모습이다.

선거사무소 현수막에 이낙연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걸어놓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다른 정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의 사진을 걸어놓는다는 것이 불쾌할 수밖에 없다.

이 위원장이 호남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으면서 민생당 호남 후보들이 저마다 이 위원장과의 친분을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이는 결국 민생당이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생당 스스로 자생해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때문에 민생당에 대한 실망이 유권자들은 더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생당은 앞으로도 더 힘든 선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민주평화당계 인사들이 대거 탈당을 한다면 그에 따라 민생당은 더욱 몰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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