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버틸만큼 버텼다” 도미노 구조조정 우려
항공업계 “버틸만큼 버텼다” 도미노 구조조정 우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4.02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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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24일 국내선 전 노선 운항을 중단하며 사실상 영업중단을 선언했다.(사진/뉴시스)
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24일 국내선 전 노선 운항을 중단하며 사실상 영업중단을 선언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업계의 경영 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전 직원의 약 45%를 정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의 구조조정이 현실화됐다. 특히 이같은 구조조정은 셧다운(영업중단) 상태인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 이스타항공, 직원 절반 가까이 정리

항공업계 중 가장 먼저 구조조정 카드를 꺼낸 곳은 이스타항공이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3일 1차 희망퇴직자 접수를 시작한다. 이후 17일 2차 희망퇴직자를 추가로 접수하고 일주일 뒤 최종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의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는 750여명으로 전 직원의 절반 가까운 인원을 정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특히 희망퇴직 인원이 구조조정 목표치에 미달될 경우 정리해고를 통해 목표치 인원을 정리한다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이 마련됐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직원들의 급여를 40%만 지급했고 3월에는 월급 지급이 힘들 정도로 자금난이 악화됐다.

실제 지난달 30일에 이스타항공은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의 계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이들은 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수습 기간 이후 정규직 전환 대상자였다.

◇ ‘LCC 항공사 금융지원’도 못받아

이스타항공은 KDB산업은행이 저비용항공사들(LCC)에게 주는 긴급 자금 지원금의 대상도 아니라는 점이 이번 구조조정을 앞당긴 배경으로 지목됐다.

산업은행은 정부의 ‘LCC 항공사 금융지원’ 발표에 따라 지난달 3일 티웨이항공에 60억원, 에어서울에 200억원, 에어부산에 300억원의 운영자금을 무담보 조건으로 지원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31일 제주항공에 400억원, 진에어에 300억원 등을 추가로 지원했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은 여기서 제외됐다는 점. 현재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나 산업은행 등 어떤 곳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했다.

◇ 셧다운된 항공업계, 정부 지원책 미비

더 큰 문제는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의 배경으로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업계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뒤 바이러스 전파를 우려해 여행과 이동이 자제되는 분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건 항공업계다.

이에 미국, 독일, 대만 등은 자국의 항공사를 대상으로 보조금 지급, 세금 유예, 무이자 대출기한 연장 등 무조건적인 지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경우 3개월간의 항공기 정류료 전액 면제, 안전시설 사용료 3개월 납부유예, 운항 중단으로 미사용된 운수권 유예 등의 소극적 지원책을 마련해 업계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

한편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셧다운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책도 미비해 업계의 구조조정과 줄도산은 시간문제”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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