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타격, 정통으로 맞은 제계 ① 여행·항공
코로나 19 타격, 정통으로 맞은 제계 ① 여행·항공
  • 차지은 기자
  • 승인 2020.04.05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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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사태로 하늘길 막힌 여행·항공업계 ‘고사 직전’
예약율 99% 감소에 사실상 폐업상태… 정부, 지자체 지원 나서

코로나 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세계 시장이 휘청거린다. 특히 국내는 비교적 일찍부터 시작된 혼란으로 더 심각한 상태다. 기업은 앞다퉈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고 인력 감축에 나섰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코로나 19로 타격 맞은 실물 경제 사정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코로나 19사태가 전세계 대유행 시기에 접어들며 국내 여행업계가 사실상 고사 직전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코로나 19사태가 전세계 대유행 시기에 접어들며 국내 여행업계가 사실상 고사 직전이다. (사진제공/뉴시스)

◇ ‘반토막’난 여행·항공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과 소비가 9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은 관련 지표가 작성된 이래 가장 감소 폭이 크며 충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무엇보다 정통으로 타격을 맞은 곳은 여행과 항공업. 전월 대비 40%대 이상 급감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4월부터 전 직원이 휴직에 들어갔다. 3월 말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3일 근무제에 들어갔지만 코로나 19의 장기전을 피하지 못하고 전 직원 휴직을 선택했다. 모두투어와 노랑풍선 역시 전 직원 대상 유급휴직에 돌입했고, 자유투어와 레드캡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모두투어의 작년대비 올해 3월 예약률은 -99.2%, 하나투어는 –99.0%에 달했다. 한국여행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여행사 39곳이 폐업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하루 3~4개꼴로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업은 더 비참하다. 3월 4주차 기준으로 전 세계 181개국의 한국발 입국금지·제한조치에 따라 국제선 여객은 96% 급감했고, 국내선 여객은 60%까지 하락했다. 현재 국적사들의 여객기 374대 중 324대(86.6%)가 멈춰있다.

◇ 인력 감축 돌입한 항공업
상황이 이렇다보니 항공업 역시 인력 감축에 발벗고 나섰다. 대한항공은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순환 유급휴직 시행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조종사 387명 전원은 이미 3개월 무급 휴가에 들어간 상태. 최근엔 임원 급여 반납과 인턴을 포함한 객실승무원들을 대상으로 단기 무급 휴직도 시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모든 직원이 15일 이상 무급 휴직을 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제선 사업을 접다시피했다. 이스타항공은 국제선과 국내선 전 노선 운항 중단에 들어간 지난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 데 이어 3월부터 급여 지급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4월부터는 회사 운영에 필수적인 최소 인원을 제외하고 전원 휴직에 들어갔다. 희망퇴직도 검토 중이다.

부동의 LCC 1위였던 제주항공 역시 경영진이 임금 30%를 반납하고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6월까지 최대 4개월간 유급휴직을 실시 중이다. 진에어는 전 직원이 최대 12개월까지 희망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1개월 단위로 순환하며 임금을 70%만 지급하는 유급휴직도 시행했다.

◇ 항공사 하청업체 타격 깊어
면세점 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출국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사라져 손실을 감당할 수 없게 된 탓이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은 사태가 시작되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고,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김포공항점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일본과 중국인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기며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된 것.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언제 재개될지 기약이 없는 만큼 대량 실업 사태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하물과 기내 청소 등을 맡은 항공사 하청업체는 더 심각하다. 직원들에게 해고를 이미 통보했거나 희망퇴직으로 인력을 50% 줄이기로 한 곳도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인천공항과 영종도를 특별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해 한시적으로 해고금지 조처를 내려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한국항공협회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보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국적사들은 호소문 제출을 위해 지난달부터 논의를 이어왔다.

협회는 호소문을 통해 “국내 항공산업 기반이 붕괴되고 있으며, 84만 여명의 항공산업 및 연관산업 종사자들은 고용불안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항공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반드시 보호돼야만 한다”고 밝혔다. 또한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매월 9000여억원의 고정비는 적자로 쌓이고,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5조3000억원 규모로 항공사 및 임직원 모두가 당장 내일의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정부와 서울시 등, 지원 방침 세워
코로나19로 어려움이 항공업에 가중되자 정부는 저비용항공사에 최대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3곳에 총 4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티웨이항공에 긴급 운영자금 60억원을 무담보로 승인했고,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는 아시아나항공 등을 통해 각각 200억원 과 14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에 대한 추가지원과 자금지원 요청에 대해 심사절차를 거쳐 최대한 신속히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시 역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에 총 100억원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서울형 여행업 위기극복 프로젝트’를 통해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영세 여행업계를 지원한다. 50억원을 투입해 서울 소재 1000개 여행업체(최소 5년 이상 여행업을 운영한 소기업)에 각 500만원씩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2~3월 월매출 평균액이 전년도 월매출 평균액 대비 75% 이상 감소한 업체 중 매출액 감소비율이 높은 업체가 우선 대상으로 고려된다. 업체들이 여행상품을 발굴하고 콘텐츠 고도화와 시스템·플랫폼 개선 등 기반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사업비용의 일부를 서울시가 지원할 예정이다. 여행업체가 코로나19 진정 이후 관광시장이 회복되는 시기에 빠르게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별도의 선정과정을 거쳐 기준에 적합한 업체를 선별하고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차지은 기자 jijijibe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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