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두산, 두산솔루스 매각으로 승부수 던졌다
위기의 두산, 두산솔루스 매각으로 승부수 던졌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4.1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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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두산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취임식 당시 모습.(사진/뉴시스)
지난 2016년 두산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취임식 당시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부진한 실적으로 인한 경영 악화와 중층적 지배구조로 리스크가 커지면서 위기를 맞은 두산그룹이 정부로부터 1조원의 긴급 자금지원을 받은 가운데 알짜 계열사 두산솔루스 매각을 결정했다. 이는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제출하는 자구안인 동시에 그룹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 계획의 시작이란 분석이다.

◇ 두산중공업, 국책은행에서 긴급 자금지원 받아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원전사업을 주사업으로 한다.

하지만 세계 발전 시장의 변화로 화력 발전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두산중공업의 지난 5년간 누적 당기순손실은 1조원을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두산중공업의 실적 악화를 더욱 가중시켰다.

또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 1500억 규모인 자회사 두산건설의 부실도 고스란히 두산중공업이 떠안으며 경영 악화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계속되는 경영 악화에 두산중공업은 과장급 이상 직원 2400여명의 순환휴직 도입과 임원 20% 감원 등의 인력 구조조정과 대주주인 두산으로부터의 2300억원 상당의 현물출자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같은 자금난이 계속되자 지난달 26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두산은 긴급 자금지원이 결정과 관련해 “재무구조 개선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도 문제는 남아있다.

지난 3월 26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 자금지원을 결정했다.(사진/뉴시스)
지난 3월 26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 자금지원을 결정했다.(사진/뉴시스)

◇ 두산그룹의 중층적 지배구조도 문제

두산그룹은 중층적 지배구조로 계열사들의 위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중층적이란 말 그대로 여러겹으로 겹친 상태를 말한다.

지난 9일 한국신용평가의 '2020 KIS 웹캐스트:두산그룹 크레딧 이슈 점검'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두산그룹의 지배구조가 그룹 전체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봤다.

사실상 두산그룹의 사업역량이 중공업과 건설기계에 집중되면서 관련 계열사의 위기는 다른 계열사로 전가되는 구조다.

특히 그룹 중심에 있는 두산중공업에 위기가 닥칠 경우 두산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위험한 구조로 그룹 전반적인 지배구조의 개선 필요성이 두산그룹의 큰 숙제다.

◇ 두산솔루스 매각으로 승부수 띄워

계속되는 위기에 두산그룹은 알짜 계열사를 매각해 위기 타파에 나섰다.

10일 두산그룹은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 계열사 두산솔루스 매각을 결정했다. 두산솔루스는 지난해 매출 2030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달성한 효자 계열사로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44%, ㈜두산이 17% 등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51%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 규모는 6000~8000억원 규모다.

두산솔루스의 매각 이유는 두산중공업이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원의 긴급 자금지원을 받기로 하며 은행 측이 요청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 중 하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 두산중공업이 경영 정상화가 안될 시 대주주에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한 바 있어 두산그룹으로는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두산솔루스의 매각으로 두산그룹의 자금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고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배구조의 개편이 필요할 시기라 입을 모으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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