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10년 만에 새 주인 찾기 '청신호'
KDB생명 10년 만에 새 주인 찾기 '청신호'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4.17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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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금호 구조조정으로 떠안은 KDB생명
앞서 세 차례 매각 시도했지만 시장 외면
이동걸, KDB생명 매각에 강한 의지 보여
JC파트너스, KDB생명 인수 위한 실사 진행
최근 중견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를 단독으로 진행하면서 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에 청신호가 켜졌다.(사진/뉴시스)
최근 중견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를 단독으로 진행하면서 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에 청신호가 켜졌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KDB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에서 KDB생명을 떠안은 후 세 차례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고비를 맞았다. 최근 중견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를 단독으로 진행하면서 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이던 KDB생명은 다시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 산업은행, 2010년 KDB생명 인수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은 지난 2010년 경영난에 빠진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시 금호생명이던 KDB생명을 떠안았다.

산은은 당시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사모펀드(PEF)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를 만들어 6500억원에 KDB생명을 인수했다. 산은은 KDB생명의 지분 85%를 보유 중이다.

당시 산은 회장인 민유성 회장은 금호생명을 경쟁력있는 보험사로 만들어 그룹 계열로 편입할 것이란 거창한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산은이 KDB생명을 인수한 이후 실적 악화와 자산건정성이 하락했고 직원과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하는 악재가 계속됐다.

이에 2014년 산은은 KDB생명의 매각을 두차례에 걸쳐 추진했지만 무산됐고 2016년에 다시 매각을 추진했지만 역시 고배를 마셨다.

◇ 이동걸 “임기 내 반드시 매각”

산은이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하는 동안에도 실적은 계속 악화됐다. KD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655억원에서 2015년 274억원으로 계속 떨어졌다.

2016년에는 당기순손실 10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2017년 767억원으로 적자폭이 늘어났다. 2018년에도 11억원의 적자를 낸 KDB생명은 지난해 64억원의 흑자 전환으로 간신히 돌아섰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KDB생명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KDB생명보험은 산업은행이 손실을 보더라도 매각하는 게 정답”이라며 “임기 내 바람직하게 매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손실을 보는 한이 있어도 임기 내 KDB생명 매각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은 2019년 국감 당시 이동걸 회장 모습. (사진/뉴시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손실을 보는 한이 있어도 임기 내 KDB생명 매각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은 2019년 국감 당시 이동걸 회장 모습. (사진/뉴시스)

특히 취임 후 첫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은 “KDB생명은 산은이 인수하기 전에도 누적 적자가 7500억원에 이르렀다”면서 산은의 KDB생명 인수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산은은 KDB생명 인수 직후 실제 가치보다 높게 KDB생명 지분을 사들였다는 특혜 논란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 네 번째 매각 추진 이번에는?

지난해 이 회장은 KDB생명 매각에 성공할 경우 KDB생명 사장에 최대 30억원, 수석부사장에 15억원 등 총 45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것을 밝혔다.

투자은행 업계에서 인수합병이 이뤄질 경우 기존 경영진에게 스톱옥션 등의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일은 흔하지만 공공기관이 보유한 자회사에 파격 인센티브 지급은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산은은 경영진의 일반 보수가 적은 대신 성과 지금을 통한 매각 성사를 위함이라 밝혔고 이 회장의 KDB생명 매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같은 산은의 KDB생명 매각 노력은 드디어 결실을 맺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산은은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가 실사를 진행 중이라 밝혔다.

한편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지분 92.73%를 약 2000억원에 사들인 뒤 30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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