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표 구속...바이오기업 신라젠에 쏠린 눈
전 대표 구속...바이오기업 신라젠에 쏠린 눈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4.21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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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코스닥 상장 1년 반만에 시가총액 2위 급부상
전 대표 등 임원 2명 자본시장법 위반‧배임 혐의 구속
문은상 대표, 호소문 발표하고 제기된 의혹 종식 나서

신라젠의 전 대표와 감사 등 임원진이 구속됐다. 일부 언론은 연일 신라젠의 성장 과정과 대주주 등에 대해 끝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때 유망 바이오벤처기업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신라젠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편집자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판 혐의를 받고 있는 신라젠 이용한 전 대표(왼쪽), 곽병학 전 감사(오른쪽)가 지난 16일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남부지방법원을 나서 검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판 혐의를 받고 있는 신라젠 이용한 전 대표(왼쪽), 곽병학 전 감사(오른쪽)가 지난 16일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남부지방법원을 나서 검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처분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라젠 전 대표와 감사 등 임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이 전직 임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은상 대표가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문 대표의 소환도 임박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문 대표는 외부에서 제기된 회사 관련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호소문을 발표했지만 검찰의 칼끝은 여전히 문 대표를 향하고 있다.

◇ 신라젠 전 임원 2명 구속

지난 17일 검찰은 이용한 전 신라젠 대표이사와 곽병학 전 감사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 전 대표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냈고 문 대표와 친인척 관계인 곽 전 감사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감사와 사내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이들은 신라젠이 지난해 8월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 조기종료를 공식 선언하기 전 주식을 팔아 거액의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들과 특수관계인 등이 팔아 치운 주식은 2515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앞서 검찰은 작년 8월 이들의 혐의와 관련해 부산의 신라젠 본사와 서울 여의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 신라젠 둘러싼 여러 의혹들

항암치료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신라젠은 지난 2006년 황태호 당시 동아대 의대 교수(현 부산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의 주도로 만들어진 학내 벤처기업으로 시작했다.

이후 2014년 치과원장이던 문 대표가 신라젠 대표를 맡고 같은 해 미국 제네렉스사를 인수하면서 유망 벤처기업으로 부상했다.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신라젠은 상장 1년 반만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로 오르는 등 급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2016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바이러스 항암면역치료제 개발업체인 신라젠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임승원 한국IR협의회 부회장,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부사장, 김원식 코스닥협회 부회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지난 2016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바이러스 항암면역치료제 개발업체인 신라젠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임승원 한국IR협의회 부회장,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부사장, 김원식 코스닥협회 부회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이같은 신라젠의 급성장은 여러 의혹을 가져왔다. 먼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과정이다. 초기 문 대표의 지분은 2.41%에 불과했지만 신라젠 BW 발행과 동시에 문 대표는 10.63%까지 지분을 늘렸다.

최근 한 언론이 문 대표를 비롯한 신라젠 대주주들이 2014년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돈 한푼없이 신라젠의 BW를 인수한 뒤 회사가 상장되자 주식을 되팔아 1000억원 넘는 이익을 챙겼다고 보도하면서 신라젠의 BW 발행 과정이 논란이 됐다.

또 2018년 국세청이 문 대표의 BW 거래를 문제삼자 문 대표가 자신의 고교동문이던 당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도 문제삼았다.

특히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불법투자혐의로 수감 중인 신라젠 대주주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일부 여권인사와의 유착 혐의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 문 대표, 호소문 내고 의혹 해명 나서

상황이 이지경으로 치닫자 문 대표는 지난 19일 홈페이지에 신라젠의 성장 과정과 여러 논란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문 대표는 “신라젠은 각 분야별로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자료에 일체 허위 사실없이 신고 및 허가 취득을 통해 적법하고 투명한 과정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BW 발행과 관련해서는 당시 BW 발생은 동부증권과 기관투자가들의 펀딩 개시를 위한 요구사항이었다며 대주주 3인이 사적인 목적을 취하고자 먼저 요구한 사항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일부 언론에서 대주주의 부당이익으로 거론하고 있는 수천억원은 국세청의 요구에 따라 이미 국가에 세금으로 납부한 상태“라며 ”개인의 사적 이익으로 취한 바가 없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표는 ”대주주 3인이 자금 한푼 부담하지 않고 거액의 주식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향후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기사화되는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문 대표의 이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전 대표 등 임원진들의 구속으로 검찰의 수사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이 문 대표를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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