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당의 몰락] ③ 코로나19 대응 방법 배워야
[보수 정당의 몰락] ③ 코로나19 대응 방법 배워야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4.22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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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방식도 배우지 못한 미래통합당

투명성·신속성·민주성, 미래통합당 모두 무시
신속하지 못한 의사결정, 위기 극복 좌절로

후보자에게 여의도연구원 보고서 제공 못해
당의 주인은 따로 있어, 민주적 모습 아니야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참패했다. 정치권 일부 인사들은 ‘사망선고’를 내렸다고 표현한다. 이대로 가면 보수 정당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다. 새로운 터전 아래서 보수 정당의 꽃을 피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수 정당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본지에서는 시리즈로 보수 정당의 몰락에 대해 진단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보수 정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미래통합당에서 비대위 출범과 조기 전당대회 실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21일 오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 미래통합당은 총선 참패 후 당 운영과 관련한 내부 의견 수렴을 위해 현역 의원과 당선인을 상대로 전수조사할 것으로 전해지며 갈림길에 선 통합당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래통합당에서 비대위 출범과 조기 전당대회 실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21일 오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 미래통합당은 총선 참패 후 당 운영과 관련한 내부 의견 수렴을 위해 현역 의원과 당선인을 상대로 전수조사할 것으로 전해지며 갈림길에 선 통합당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전세계에서 칭찬을 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에서 우리 정부의 방역 대책에 대해 배우려고 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취했던 방역 대책은 ‘신속성’ ‘투명성’ ‘민주성’이다. 확진자를 신속히 찾아내서 해당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공개하고, 그에 따라 국민이 자발적으로 방역에 참여하는 방식을 취했다. 또한 확진자 숫자를 감추지 않고 세상에 모두 공개했다.

이런 방법이 결국 코로나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고,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코로나 국난 극복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신속하고도 투명하면서 우리 국민에게 민주의식을 고취시키지 않았다면 아마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위기는 엄청났을 것이다.

◇ 신속하지 못했던 의사결정 과정

미래통합당은 차명진 전 경기부천병 후보의 제명 처리 과정에서 신속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황교안 전 대표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차 전 후보의 막말 소식을 들었을 때 “제명해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윤리위원회에서는 탈당 권유 결정을 내리며 시간을 끌었다.

이때 만약 신속하게 최고위원회에서 윤리위의 결정을 반박하고 윤리위에 돌려보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주저앉았고, 결국 막말 파동은 또 다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윤리위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명을 했다. 때문에 법원에서는 절차를 밟지 않은 잘못된 결정이라 판단, 차 전 후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막말 파동은 더욱 증폭됐다.

뿐만 아니라 총선 참패 이후 당 지도부가 궤멸된 상태에서 비대위원회의를 꾸리려고 하는 현 시점에서 비대위 성격이나 비대위원장을 누구를 앉힐 것인지에 대해서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담보하지 못하면서 위기 극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평소에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이뤄내도 되기 때문에 신속성을 요하지 않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성이 필요하다.

◇ 투명성도 사라지고

또 다른 문제는 당 운영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차이는 민주연구원과 여의도연구원을 어떻게 다루느냐였다. 민주연구원은 이동통신회사와 계약을 맺고 유권자들의 이동경로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후보자들의 선거유세를 적재적소에 배치를 하게 했다. 또한 민주연구원에서는 후보자들에게 끊임없이 여론조사 결과를 알려주면서 어떤 식의 선거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조언을 했다.

반면 여의도연구원에서 미래통합당에 불리한 여론조사 등의 결과가 나오게 되면 당 지도부가 이를 후보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언론사에서 미래통합당에게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보도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식의 으름장을 놓으면서 일부 언론사들이 여론조사 발표를 꺼리게 됐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선거상황실에서 총선 결과와 관련해 책임지고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시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선거상황실에서 총선 결과와 관련해 책임지고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시스)

실제로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여의도연구원에 대해 “황교안 전 대표가 임명한 인사가 원장이 됐는데, 과거와 선거지원 기능이 달랐다”며 “당에서 같은 지역 선거를 두 번 치렀는데 판세분석도, 정책지원도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굳이 표현하면 황 전 대표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여의도연구원이 후보자에게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를 한 것이 아니라 황 전 대표의 심기 경호만 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불투명성이 결국 후보자 개개인이 선거전략을 제대로 짜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것이 참패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에 불리한 조사 결과라도 후보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를 했다면 아마도 또 다른 결과가 됐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 민주의식도 없고

또 다른 문제는 미래통합당 당원들이나 후보들 모두 당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 우리나라의 주인은 ‘우리’라면서 자발적으로 코로나 사태 대응에 나섰다.

의료진은 대구로 내려갔고, 우리 국민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기탁을 했으며,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등 그야말로 민주의식을 보여줬다.

이런 민주의식이 미래통합당 당원들이나 후보들에게 제대로 자리를 잡히지 못하면서 미래통합당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라는 위기를 거치면서 ‘투명성’ ‘신속성’ ‘민주성’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미래통합당은 ‘투명성’ ‘신속성’ ‘민주성’이 결여되면서 총선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보게 됐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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