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의 반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 운명은
중진의 반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 운명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4.28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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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이상 중진, 당선자 총회 먼저 열어야 요구
김종인 이외에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적 문제

당 원로 지키지 못한 환경이 오늘날 패착으로
당선자총회서 격론 오가지만 결국 김종인으로
미래통합당 21대 3선 당선 의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도읍, 김태흠, 박덕흠, 이종배, 이헌승, 이채익, 유의동, 윤재옥, 조해진, 장제원, 하태경 의원이 참석했다.(사진/뉴시스)
미래통합당 21대 3선 당선 의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도읍, 김태흠, 박덕흠, 이종배, 이헌승, 이채익, 유의동, 윤재옥, 조해진, 장제원, 하태경 의원이 참석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내부는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3선 중진 이상을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다. 외곽에서는 홍준표 전 대표가 계속해서 흔들어대고 있다. 이런 이유로 과연 28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김 내정자를 승인할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결국 김 내정자가 비대위원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음에 들지도 않지만 대안이 없다” 이것이 현재 미래통합당의 운명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를 놓고 당 내부에서 튀어나오는 말이다. 김 내정자를 비대위원장에 앉히는 것에 대해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딱히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미래통합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비대위원회를 10년 동안 8번이나 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당내 원로를 소진시켰다. 비대위가 성공을 거뒀다면 당내 원로가 남아있었겠지만 박근혜 비대위를 제외하고 모두 실패하면서 당내 원로가 남아있지 않게 됐다. 당내 원로가 남아있지 않으면서 결국 외부 인사로 비대위를 꾸려야 하는데 김 내정자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 김종인 이외에 누가 할 사람 있는가

미래통합당의 가장 큰 문제는 젊은 신인을 성장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세대교체를 이뤄내야 하는데 친박-비박의 갈등으로 인해 세대교체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당의 원로를 키워낸 것도 아니다.

10년 동안 8번의 비대위를 거치면서 당의 원로가 소진됐다. 친박-비박 갈등 속에 당 원로에게 ‘친박이냐 비박이냐’ 선택하게 했고, 비대위를 거치면서 당 원로의 역할을 소진하게 했다. 그러다보니 당내 원로가 남아나지 않게 됐다.

정치 신인도 성장시키지 못하고 당 원로를 지키지도 못하면서 미래통합당이 총체적 난국 속에 휩싸이게 됐고, 총선 참패라는 결과물을 받아들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가 무너지면서 당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원로가 부재하게 되면서 당은 혼란에 빠지게 됐다. 지도부가 무너지면 당의 중심을 잡아서 당을 위기에서 돌파를 시켜줘야 하는 것이 원로의 역할인데 당내 원로가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도부가 무너지게 되자 당은 우왕좌왕하게 된 것이다.

이를 메꾸기 위해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비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게 됐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지난 27일 3선 중진이 모여서 당선자총회를 열고 난 후에 전국위원회를 열자고 요구했다. 3선 중진 이상들도 대안이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절차적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회적으로 김 내정자에 대한 반발을 표현한 것이다.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사진/뉴시스)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사진/뉴시스)

◇ 당선자 총회, 결국 김종인 추인으로

28일 오전 당선자 총회를 열고 오후에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당선자 총회에서 김 내정자를 추인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당안팎 인적 자원이 없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라도 있다면 전직 대통령이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겠지만 전직 대통령 2명은 모두 감옥에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또한 설사 원로가 있다고 해도 비대위원장 말로가 비참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손사레를 칠 수밖에 없다. 10년 동안 8번의 비대위를 거치면서 성공한 비대위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뿐이었다는 점에서 비대위원장 자리를 선뜻 맡겠다고 나설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도 김 내정자를 걱정하면서 말로가 비참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만큼 당내 사정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김 내정자가 비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자 당 중진들은 물론 당 밖의 홍준표 전 대표도 김 내정자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 김 내정자가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는 것이 순수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김 내정자가 70년대생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차기 대권 주자가 돼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기존 정치인들이 김 내정자가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는 이유가 ‘킹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냐면서 반발하고 있다.

◇ 격론이 오갈 예정인 전국위원회

김 내정자의 의중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면서 중진과 홍준표 전 대표가 김 내정자에 대해 반발을 하고 있고, 그것이 당내 잡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당선자 총회와 전국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추정된다. 당선자 총회에서도 김 내정자를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힐 것인지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대안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아무리 둘러봐도 김 내정자만한 정치원로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당내에서는 “이렇게 사람이 없는가”라는 장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결국 김 내정자를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힐 것으로 예측된다. 대안이 없어서 김 내정자를 앉힌다는 것은 결국 김 내정자에게는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한다.

미래통합당의 가장 큰 문제는 ‘비대위원장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쇄신을 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자기 반성’은 전혀 없고 벌써부터 자리 싸움에 갈등을 보이면서 국민들은 미래통합당에 또 다시 실망하는 모습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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