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이미지 추락에 사명 지우는 남양유업
불매운동·이미지 추락에 사명 지우는 남양유업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5.05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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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2013년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열린 남양유업 사태 즉시 해결 촉구와 관련해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과 중소상공인, 시민단체 등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사진/뉴시스)
지나 2013년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열린 남양유업 사태 즉시 해결 촉구와 관련해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과 중소상공인, 시민단체 등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대리점 갑질, 창업주 외손녀 논란 등 연이은 구설수에 시달린 남양유업이 자회사 남양에프앤비의 이름을 건강한 사람들로 바꾸고 신선하고 깨끗한 우유를 앞세운 1964백미당에서는 남양유업이란 이름을 숨겼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여전한 가운데 경영이 악화되자 남양유업이 사명 지우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 대리점 갑질, 창업주 외손녀 논란 등 이미지 추락

지난 2013년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판매가 부진한 제품을 강제로 떠넘기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강제로 할당한다는 대리점주들의 주장이 나오면서 갑질 의혹에 휩싸였다.

특히 남양유업의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갑질은 기정 사실이 됐고 남양유업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됐다.

강도 높게 벌어진 검찰 조사에서 남양유업의 갑질은 상품 밀어내기 뿐 아니라 떡값 강요, 보복성 계약해지, 대리점 권리금 무반환 등이 추가로 밝혀졌다.

당시 남양유업은 영업현장에서의 잘못된 관행이라며 제도적 시스템 마련을 약속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소매업주들까지 가세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은 그해 남양유업을 적자로 빠뜨렸다.

남양유업은 2012년 1조 3650억원의 매출로 최고 전성기를 찍어지만 2013년 -17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5년과 2016년 영업이익을 내긴 했지만 이후 간신히 손실을 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매운동으로 실적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불안한 가운데 지난해에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혐의로 기업 이미지까지 실추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외조카 황하나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남양유업 경영과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남양유업의 이미지는 회복 기미가 없다.

 

◇ 남양에프앤비‧1964백미당서 남양유업 빠져

연이은 구설수에 남양유업은 자회사와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남양유업의 이름 지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2011년 본격적으로 음료 사업에 뛰어들면서 남양유업은 자회사 남양에프앤비를 세웠다.

'프렌치카페’, ‘채움’ 등 탄탄한 브랜드를 가진 남양에프앤비는 지난해 11월 사명을 건강한사람들로 슬쩍 탈바꿈했다.

남양유업은 사명 변경 이유를 신규 사업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 밝혔지만 소비자들은 남양유업 흔적 지우기라며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남양유업이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1964백미당은 신선한 우유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이라 홍보하면서도 남양유업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는 매일우유가 만든 우유를 쓴다고 강조하는 매일유업의 ‘폴바셋'이나 전문점 자체에 상호를 넣은 파스퇴르의 ‘파스퇴르밀크바’와 상반되는 행보다.

한편 지난달 6일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액 1조308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겨우 면했다. 반면 매일유업은 지난해 매출 1조3932억원, 영업이익 853억원을 달성하며 남양유업을 앞질렀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을 출산율 저하에 따른 우유, 분유 시장의 성장 정체와 경쟁 심화를 꼽았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불매운동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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