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에 한발 다가간 이낙연, 7개월 어찌하나
당권에 한발 다가간 이낙연, 7개월 어찌하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5.20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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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당권 도전으로 결심 굳어진 이낙연
이낙연 당권 도전 소식에 불출마 이어져

당권 장악해야 대권 가도 손쉽게 갈 수 있어
7개월짜리 당 대표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도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이원욱·김병욱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포스트코로나 언택트산업 전략지원' 토론회에서 참석했다.(사진/뉴시스)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이원욱·김병욱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포스트코로나 언택트산업 전략지원' 토론회에서 참석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당권 도전에 한발 다가가기 시작했다. 당초 당권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국 당권 도전으로 기울어진 모습이다. 이로 인해 나머지 후보군들이 불출마를 속행하는 등 교통정리가 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으로 인해 자칫하면 7개월짜리 당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177석의 거대 공룡 여당이기 때문에 7개월짜리 당권이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고민은 4.15 총선 성적표를 받아본 순간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177석이라는 거대 공룡 여당이 탄생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은 차기 당권은 누가 잡느냐는 것이었다.

177석의 정당은 87년 민주화 이후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정당 규모다.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에도 108번뇌라고 해서 108명의 초선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당은 결국 분열의 길을 걸어야 했다. 그런 점을 살펴본다면 177명의 목소리를 일사분란하게 내게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 이낙연 필요한 민주당

4.15 총선 선거운동을 치르면서 이 위원장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하게 된 원동력 중 하나는 이 위원장의 리더십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출구조사 당시에도 압승 소식이 들렸지만 이 위원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제를 당부하는 등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런 리더십이 177석의 거대 공룡 여당에게는 필요한 리더십이다. 민주당이 거대 공룡 여당으로서 과거 열린우리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각자의 목소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하나된 목소리를 내게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고, 이 위원장이 그런 리더십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또한 야당인 미래통합당과의 관계 설정을 잘 해나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차기 지도자인 이 위원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위원장이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고, 현재 미래통합당은 차기 리더십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해서 미래통합당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즉, 미래통합당은 차기 대권 주자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당권 경쟁이 진흙탕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이 위원장을 내세워 당권은 물론 대권까지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대권에 한발 더 바짝 다가가게 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5·18민주화운동 40주기인 18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참배를 했다.(사진/뉴시스)
5·18민주화운동 40주기인 18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참배를 했다.(사진/뉴시스)

◇ 당 장악 필요한 이낙연

또 다른 이유는 이 위원장 개인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 위원장이 전남지사를 거쳐 국무총리가 되면서 당과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시간을 가져야 했다. 그러는 사이 다른 대권 후보들은 당권 장악을 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당을 확실하게 장악한 것은 아니다. 이 상태에서 대선 경선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 위원장이 대권주자를 거머쥘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당 대표가 되면 당협위원장 등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권을 확실하게 장악할 수 있다. 그리고 당을 제대로 잘 운영하게 되면 당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된다. 이런 이유로 당권 도전은 이 위원장에게 확실히 필요하다.

무엇보다 당원들에게 이 위원장이란 대권 주자 1위라는 타이틀 이외에 특별한 타이틀이 없다. 특히 친문 지지층에게는 이 위원장인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것 이외에 문재인 대통령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는 길이 없다.

이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된 후 당청관계를 어떤 식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대선 경선 때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위원장이 가장 큰 약점은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과연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당권을 장악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 대권-당권 분리 규정 때문에

문제는 대권-당권 분리 규정이다. 이로 인해 자칫하면 7개월짜리 당 대표가 될 수도 있다. 대권에 도전하는 사람은 1년 전에 그만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이 대권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7개월짜리 당 대표가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이 위원장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당 안팎에서는 7개월짜리 당 대표에 대한 회의감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당헌당규를 개정하지 않는 이상 오는 8월 전당대회가 열리게 되고, 이 위원장은 7개월짜리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이 위원장이 너무 일찍 노출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이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된다면 야당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대권 주자 1위인데다 당 대표까지 되면서 야당들의 표적이 되면서 후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엄청난 시련이 닥칠 수도 있다.

물론 7개월이라는 시간은 상당히 긴 시간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변화가 이뤄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이 위원장의 고민은 깊다. 하지만 그 고민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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