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물류 자회사 출범으로 해운업계 ‘폭풍전야’
포스코 물류 자회사 출범으로 해운업계 ‘폭풍전야’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5.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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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연내 물류 통합 운영법인 ‘포스코GSP’ 출범
해운업계, 통행세‧문어발 확장‧해운업 진출 등 우려
해수부도 난색 표했지만 출범 강행 할 것으로 보여

철강업계의 맏형격인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출범을 예고해 해운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 소식에 해운업계는 물류 생태계 교란을 이유로 강경하게 맞설 것을 경고했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물류 자회사 출범을 강행할 것으로 보여 해운업계는 폭풍전야에 놓였다. <편집자주>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출범을 예고해 해운업계와의 마찰이 예상된다.(사진/뉴시스)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출범을 예고해 해운업계와의 마찰이 예상된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포스코는 그룹내 물류역량을 통합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문성 강화를 위해 올해 물류통합 운영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이에 해운업계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회사 설립 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고 해양수산부 역시 난색을 표명했다.

◇ 물류 통합 운영법인 ‘포스코GSP’ 출범

지난 12일 포스코는 물류 통합 운영법인 ‘포스코GSP’(가칭)를 연내 출범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GSP’는 포스코 및 그룹사 운송 물량의 통합계약과 운영관리를 담당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기반의 물류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을 예고했다.

현재 철강원료 구매나 국내외 제품 판매와 관련된 각종 운송 계약이 포스코 내부의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고 포스코인터내셔널, SNNC, 포스코강판 등 계열사별로 물류 기능이 흩어져 있어 이를 통합한다는 목적이다.

지난해 포스코의 계열사를 포함한 물동량은 약 1억6000만톤으로 물류비는 대략 3조원 규모다.

‘포스코GSP’가 출범하면 원료 및 제품의 수송 계획을 세우고 운송 계약 등의 물류서비스를 통합 운영하게 된다. 또 현재 중소협력사에 이전하고 있는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물류파트너사에게도 접목해 스마트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어 엄격해지는 국제환경규제에 대응해 물류파트너사와 함께 친환경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정 경쟁을 위해 화물차주를 대상으로 운송 직거래 계약도 도입한다.

이미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육상 운송에 직접 참여할 의향이 있는 개인 화물차주 모집을 시작했다.

화물차주 직거래 계약‧운송은 오는 6월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개선사항 등을 반영해 ‘포스코GSP’ 설립시 반영된다. 

포스코가 그룹내 물류역량을 통합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문성 강화를 위해 올해 물류통합 운영법인 ‘포스코GSP’(가칭)를 출범할 예정이다.(사진/뉴시스)
포스코가 그룹내 물류역량을 통합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문성 강화를 위해 올해 물류통합 운영법인 ‘포스코GSP’(가칭)를 출범할 예정이다.(사진/뉴시스)

◇ 해운업계 기자회견 열고 “철회하라”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에 해양산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19일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이하 한해총)는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은 해운업으로의 진출을 의미한다”며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 철회를 촉구했다.

한해총은 한국해양재단, 한국항만물류협회, 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 한국도선사협회, 한국선급,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등 55개 해양 관련 단체 및 기관이 연합한 단체로 소속 회원수는 50만명에 달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무현 한해총 회장은 “포스코의 결정은 해운업 불황과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업계의 입장을 생각할 때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지적하면서 “포스코의 기본 경영 철학에 역행하는 물류 자회사 설립을 철회하고 상행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포스코 회장에게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포스코 물류 자회사가 해양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브리핑을 통해 대기업의 물류 자회사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국내해운산업 업계의 성장이 정체됐고 국내 1위인 한진해운의 파산을 불러왔다고 우려했다.

특히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는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문제가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결국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은 사실상 해운업 진출을 뜻하는 것이라며 물류 생태계의 혼란도 됐다.

최두영 전국항운노조연맹 위원장은 “포스코가 자회사 설립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한국노총에 공식 의제로 상정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 역시 포스코와 협의가 될 때까지 자회사 설립 반대에 대한 뜻을 강조했다.

◇ 포스코 ”문제없다“ 출범 강행할 것으로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은 해운업계 뿐만 아니라 해양수산부에서도 물류 운임 감소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스코의 입장은 강경하다. 포스코는 업계의 일감몰아주기 우려와 관련해 ”포스코 및 그룹사에서 물류 업무를 담당하던 임직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통행세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문어발식 사업 확장 우려에 대해서도 ”기존 조직 내에서 했던 동일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 사업 확장이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특히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과 관련해 ”해운업 진출은 해운법에 따라 불가능하다“면서 선을 그었다.

한편 포스코는 당초 올 7~8월경 자회사 출범을 예정했지만 해운업계의 반발로 눈치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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