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로컬 크리에이터에 사활 건 까닭
지자체, 로컬 크리에이터에 사활 건 까닭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5.3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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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자체 로컬 크리에이터 발굴 지원 총력
지역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강원도 속초 칠성 조선소에서 개최된 로컬 크리에이터 페스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강원도 속초 칠성 조선소에서 개최된 로컬 크리에이터 페스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책 <인천의 창작자들>, <서울보다 멀고 제주보다 가까운 인천의 카페>를 펴낸 이종범 작가는 ‘인천 크리에이티브 마켓 웨스트 그루브’를 기획한 로컬 크리에이터이다. 인천에서 태어나 그 지역의 특성을 잘 알고 누구보다 인천을 사랑한다. 책을 통해 인천의 스토리를 담은 카페를 소개했고 인천에 기반을 두거나 인천 출신 창작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을 소개했다. 실제로 <서울보다 멀고 제주보다 가까운 인천의 카페>가 출간된 이후, 인천의 문화공간이 다양한 형태로 증가하며 문화적인 영향을 끼쳤다. 인천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마켓. 출판이나 전시, 마켓 등을 기획하고 있다.

#부산 푸드 필름 페스타의 기획자 박명재 프로그램 디렉터는 부산을 대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이다. 부산 국제 단편 영화제에서 10년간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페스티발 전문가가 된 박명재 디렉터는 서울 다음으로 많은 양조장을 보유한 부산을 부각하기 위해 부산 국제 수제 맥주 마스터즈 챌린져를 기획하기도 했고,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기획한 한-아세안 푸드스트리트의 총괄 디렉터를 맡았다. 부산시는 박명재 로컬 크리에이터를 통해 다양한 축제를 개최, 부산을 더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정부, 로컬 크리에이터 발굴에 44억 투자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사업’ 접수 마감한 결과, 총 3천96명이 신청해 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사업은 지역의 유산이나 특성 등에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한 창업가 또는 예비 창업가를 발굴해 육성하는 사업이다. 중기부는 올해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사업에 예산 44억 원을 투입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원자가 전체 지원자의 19.3%(596명)로 가장 많았고, 경기, 부산, 경북, 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지역 콘텐츠 사업화 지원을 위한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을 진행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강원 로컬크리에이터 포럼’에 서 “코로나 19로 여행업이 매우 힘든 가운데 해외여행보다 국내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로컬크리에이터의 창의성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코로나 19를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로컬크리에이터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혔다.

지자체도 앞다퉈 로컬 크리에이터를 통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서울시는 영등포시장역을 중심으로 로컬 크리에이터 특화 공간을 구축한다. 내년까지 14개 역사에 총사업비 2640억 원을 투입해 문화예술철도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공구·완구·청과 등 전통적 도매시장과 문래동 창작촌이 위치한 영등포시장역은 ‘시장의 재발견’을 주제로 새롭게 꾸밀 예정이다. 또 얼마 전 강남구사회적경제육성지원센터와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는 ‘2020 강남구 로컬 크리에이터 전문가 초빙교육’을 시행하기도 했다.

평택시는 공식 소셜 방송국 ‘희망톡톡 평택TV’와 함께할 미디어크리에이터 2기를 모집해 평택의 문화와 지역을 소개하고 사람들의 이야기, 생활정보, 교육, 여행 등 다양한 볼거리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홍보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시정 홍보영상 제작을 추진한다. 영상제작을 지원, 제작된 영상을 국내외 SNS 채널에서 홍보할 계획이다.

경상남도 역시 ‘2020년 경상남도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통해 로컬크리에이터 육성과 지원정책에 적극적이다. 일터 부문에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지원 정책을 투입했다. 경상남도는 지난해에도 토론회 ‘골목상권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동력, 로컬 크리에이터와 핫플레이스’에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로컬크리에이터 양성과정을 소개하고 우수 사례 발표를 통해 경상남도에서도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를 강조했다.

◊신뢰감 형성, 젊은 여행객 증가 ‘순기능’

이처럼 지자체들이 유명 연예인이나 유명인사가 아닌 그 지방에서 나고 자란 로컬 크리에이터를 통한 경제, 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이 가진 고유한 환경과 자원을 활용해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을 칭한다. 로컬 크리에이터를 통해 지역 특화 제품과 서비스에 유튜브 콘텐츠 등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한 창작자들을 연계하고 지역 경제 살리기를 꾀하려는 것.

이런 움직임에는 비싼 가격에 1년에 한 두 번 올까 말까 하는 연예인보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서 시민들과 자주 소통하는 크리에이터가 가져오는 효과가 크다고 보는 시각이 퍼진 데에 있다. 지역 정책이나 문화와는 다소 거리감 있는 이미지보다 친밀감으로 구독자나 시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튜버를 통한 동영상 제작은 지자체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영상을 꾸준히 제작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지자체 시스템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해당 지자체의 관광 산업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굳이 유명인이 오거나 드라마 촬영으로 지역을 홍보하기보다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통해 평소 자신이 다니던 길, 자신이 자주 가는 카페나 레스토랑, 스폿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 재미 요소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지역을 잘 아는 신뢰감 있는 로컬을 통해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이미지를 만들기 쉽다. 말 그대로 지역에 기반을 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로컬 크리에이터 비즈니스는 젊은 세대가 적은 지역에 젊은 층을 위한 활성화 산업으로도 적용하기 좋다. 특히 여행 크리에이터는 내수 시장 진작과 더불어 국내 관광 유도, 숨은 관광지를 발굴해내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최근에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핸드폰으로도 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적이고 쉽게 도전할 수 있어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터 발굴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중기부는 “로컬크리에이터는 스타트업의 창의성과 혁신성을 활용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육성 정책을 통해 제조업·서비스업 등이 결합한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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