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택배 ’대리점 기획위장폐점‘ 두고 노조와 마찰
롯데택배 ’대리점 기획위장폐점‘ 두고 노조와 마찰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6.01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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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연대노조, 롯데택배 노조 죽이기 규탄
대리점 기획위장폐점‧노동자 해고 등 주장
마찰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 탄탄대로 예상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울산지부가 1일 오전 울산시청 정문앞에서 '기획·위장 폐점! 택배노동자 집단해고'를 주장하며 롯데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시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울산지부가 1일 오전 울산시청 정문앞에서 '기획·위장 폐점! 택배노동자 집단해고'를 주장하며 롯데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롯데택배가 대리점 기획위장폐점을 주장하는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택배연대노조는 연이은 기자회견을 통해 롯데택배의 슈퍼갑질 행위 중단을 촉구했고 롯데택배는 사실무근이라 맞서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달라 갑질을 둘러싼 논란은 확대될 조짐이다.

◇ 택배연대노조, '슈퍼갑질' 롯데택배 규탄

지난 5월 28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울산지부(이하 택배연대노조)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본사 앞에서 롯데택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택배연대노조는 롯데택배 지점의 기획 아래 대리점 소장들과 짜고 갑작스럽게 대리점을 폐쇄하거나 일방적으로 대리점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는 등 택배시장을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택배연대노조의 주장은 울산 지점의 대리점 통합 과정에서 불거졌다. 앞서 22일 롯데택배 울산 지점은 서울주대리점(울산)과 신정대리점(울산남구)에 공문을 보내 재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일주일 뒤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서울주대리점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남울주대리점과 통합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서울주대리점에 조합원이 늘어나자 지점과 대리점이 짜고 서울주대리점을 폐점한 뒤 통합했다는 것. 그 과정에서 대리점이 노조에 가입되지 않는 비조합원과의 고용만 유지했다고 보고 있다.

택배연대노조는 이미 현장에서 대리점을 거액에 사고 파는 일이 심심치 않게 행해지고 있고 이를 지점이 주도하면서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롯데택배의 위장폐점은 녹취파일을 통해 이전부터 상습적으로 이뤄져왔다고 강조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사측의 이같은 대리점 위장폐점과 일방적 계약해지 등이 노조 죽이기에 맞춰있다며 오늘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롯데택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이날 노조는 롯데택배가 대리점 계약해지에 이어 소속 택배노동자의 코드도 삭제해버렸다면서 코로나로 떼돈을 벌고 있으면서도 수수료 삭감을 강요하고 위장폐점으로 노동자를 해고하는 악질기업이라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절차대로 진행된 일”이라며 “노조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가 지난해 3월 6일 롯데글로벌로지스 통합법인 출범 및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모습.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의 택배, 3자물류, SCM, 2PL, 항만하역 등 사업을 통합해 그룹 유일의 물류사로 탄생했다.(사진/뉴시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가 지난해 3월 6일 롯데글로벌로지스 통합법인 출범 및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모습.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의 택배, 3자물류, SCM, 2PL, 항만하역 등 사업을 통합해 그룹 유일의 물류사로 탄생했다.(사진/뉴시스)

◇ 집안 복잡하지만 밖으로는 '탄탄대로'

롯데그룹의 택배‧물류를 담당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처럼 안으로는 노조와의 마찰로 골치를 앓고 있지만 밖으로는 탄탄대로가 예상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 1분기 매출 6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했고 당기순손실도 40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었다.

이같은 상승세는 지난해 롯데로지스틱스와 현대그룹에서 인수한 롯데글로벌로지스(구 현대로지스틱스)가 합병,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물류사업부에서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올 초까지 이어졌다.

특히 롯데그룹이 지난달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이커머스 등 롯데쇼핑 법인 내 5개 사업부와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7개 쇼핑 채널을 통합한 ‘롯데ON’을 출범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그룹 내 입지도 부각될 전망이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재 충북 진천에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 사업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14만5000㎡ 부지에 연면적 18만4000㎡, 지상 3층 규모인 롯데글로벌로지스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은 AI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DT(Digital Transformation) 기반의 차세대 택배 터미널로 2022년 완공된다. 완공 시 일일 물량 처리는 150만 박스에 달한다.

또한 롯데는 올 1분기 호텔롯데를 비롯해 코리아세븐, 롯데GRS, 롯데컬쳐웍스, 롯데홈쇼핑,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6개 계열사의 동시 기업공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호텔롯데의 상장이 가장 먼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로 관광‧면세 사업은 부진하고 택배사업이 각광받고 있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이 가장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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