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쿠팡맨의 죽음...쿠팡 대책은 오리무중
연이은 쿠팡맨의 죽음...쿠팡 대책은 오리무중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6.03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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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쿠팡에서 연이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사진/뉴시스)
로켓배송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쿠팡에서 연이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쿠팡에서 연이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로켓배송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쿠팡맨의 처우 개선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연이은 사망 사고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미온적 대응으로 인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 쿠팡에서 사투 중인 근로자들

지난 1일 오후 3시17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쿠팡 천안 물류센터 조리실에서 30대 여성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심정지 상태에서 발견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유가족들은 A씨가 청소 약품이 독해 잠도 못 잘 정도로 기침을 하는 등 고통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과 섞어 쓰던 약품 농도를 더 높이라는 지시에 따라 강한 약품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해당 사망 근로자는 외주업체의 직원”이라며 선을 그었고 A씨가 소속된 동원홈푸드 측은 “경찰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쿠팡에서 근무 중에 사망한 근로자는 A씨 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12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와동에 위치한 한 빌라 건물에서 배달 중이던 쿠팡 배송기사 B씨도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B씨는 쿠팡에 갓 입사한 신입 물류기사로 시간 당 20가구 가량의 배달 업무를 맡았다. 쿠팡맨들의 평균 배달량이 시간당 15건 전후임을 감안할 때 업무과다가 의심된다.

이어 지난 달 27일에는 쿠팡 인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C씨가 사망하기도 했다. 계약직원인 C씨는 오후 6시부터 오전 4시까지 일하는 오후근무조로 일하다 변을 당했다.

◇ 쿠팡물류센터가 위험하다

연이어 사망 근로자가 발생하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쿠팡맨 열에 일곱이 비정규직인 현실과 6개월마다 재심사를 통과해야하는 불안한 처지, 심야작업과 안전을 확보하지 못하는 빠듯한 배송업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쿠팡노조가 쿠팡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쿠팡맨의 안전과 처우개선, 정규직전환 등을 응원하는 SNS행동 동참 메시지를 전달하자 쿠팡이 회사 자산을 훼손하는 불법행위이자 사규 위반 행위라며 법적 인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 사측과의 상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노동계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쿠팡과 같은 플랫폼 노동자들 및 단기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팡 인천물류센터에서는 최근까지 1주일에 1명 이상의 근로자가 다치거나 몸이 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28일 사망사고 역시 쿠팡의 로켓배송과 코로나로 인한 과도한 업무량 증가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인천지역 부상재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년 1월~2019년 9월) 인천지역 쿠팡사업장에서 3일 이상 휴업 산업재해가 339건 발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인천지역 전체 산재건수 3365건 중 약 10%에 해당된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심각하다고 보고 노동실태조사 등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편 쿠팡 관계자는 늘어나는 사망 사고와 관련된 쿠팡맨의 처우 개선이나 개선 여지를 묻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혀 개선 여지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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