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한화종합화학 ‘라이벌이지만 함께 간다’
롯데케미칼 한화종합화학 ‘라이벌이지만 함께 간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6.15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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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 15일 업무 협약 체결
올 7월부터 한화종합화학 울산 PTA 공장 재가동
롯데케미칼 설비전환, PIA 생산으로 경쟁력 강화

석유화학업계 라이벌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사업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번 양 사의 결정은 경쟁업체가 자발적으로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편집자주>

석유화학업계 라이벌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15일 사업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사진/뉴시스)
석유화학업계 라이벌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15일 사업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석유화학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 경쟁사간에 첫 협력 사례가 나와 관심을 모았다.

◇ 업계 불황 장기화로 경쟁사간 협력 발판 마련

지난 2018년부터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초 코로나발 업계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업계 라이벌간 협력의 발판이 마련됐다.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매출액 3조2756억원, 영업손실 86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1.3%, 전년 동기 대비 9.6%가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2분기 이후 31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도 대외 불확실성 지속을 예상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큰 역할을 맡아 그룹 내 입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부사장이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삼성으로부터 인수하면서 2021년 내로 상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 롯데케미칼 한화종합화학 업무 협약 맺어

이같은 양사의 입장 아래 15일 양사는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합성 섬유와 페트병 중간 원료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공급과 이와 관련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업무 협약에 따라 한화종합화학은 오는 7월부터 운휴 중이던 울산공장 2호 PTA 생산설비를 재가동해 롯데케미칼에 연산 45만t의 PTA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울산공장 내 연산 60만t의 PTA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전환을 통해 PIA(고순도 이소탈산)을 생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으로 한화종합화학은 가동을 멈췄던 연간 200만t 규모의 국내 최대 PTA 생산 설비 공장을 재가동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급처를 확보한 셈이고 롯데케미칼은 PIA 생산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게 됐다.

이번 협약으로 한화종합화학은 연간 200만t 규모의 국내 최대 PTA 생산 설비 공장을 재가동하고 롯데케미칼은 PIA 생산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게 됐다.(사진/뉴시스)
이번 협약으로 한화종합화학은 연간 200만t 규모의 국내 최대 PTA 생산 설비 공장을 재가동하고 롯데케미칼은 PIA 생산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게 됐다.(사진/뉴시스)

◇ 경쟁 업체간의 업무 협력으로 기대 모아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 뿐만 아니라 울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데케미칼 임병연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급격한 산업 환경 변화에서 경쟁 관계도 언제든 협력 관계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사 간의 유연한 생각과 행동이 기업 경쟁력 향상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 임종훈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석유화학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산업 위기에 대응하고자 기업이 자율적으로 뜻을 모아 협력을 추진한 사례로, 상생을 통해 양사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협약은 석유화학업계 경쟁사간 자발적 협력으로 의미를 갖는 동시에 첫 협약 사례로 업계에 긍정적인 선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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