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 폭파한 北, 다음 군사적 행동 수순은
연락사무소 폭파한 北, 다음 군사적 행동 수순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6.17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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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소재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전세계 타전
개성공단·금강산 지역에 군부대 재배치 언급

전략무기 발사·핵무기 개발 등 추가 도발
미·중·러 견제 속 추가 도발 쉽지 않아

16일 개성에 소재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면서 최근 대남 비방을 이어왔던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확실해졌다. 이에 그 다음 수순이 무엇인지에 대해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지역에 군부대를 재배치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가운데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다.<편집자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인 서호 통일부 차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사진/뉴시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인 서호 통일부 차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북한은 계속해서 우리를 향해 원색적인 비방을 퍼부었다. 대북 전단 살포 항의 차원을 넘어 우리를 ‘적(敵)’으로 규정한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옥류관 주방장마저도 비방을 하는 등 비방 수위가 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급기야 지난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우리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의 대응이 무엇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군사적 행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 트럼프·문재인 대통령에게 실망한 북한

북한이 이같은 행동에 나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제1차 북미정상회담과 3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은 비핵화의 길로 들어섰다. 그에 대한 상징적인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우리 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북한의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야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직까지 대북 제재 조치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북한 경제는 붕괴 상태에 놓이게 되고, 그로 인해 군부의 불만이 쌓여가게 됐다. 이런 군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방법으로 연일 비방이 이어지고 있고, 급기야 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권력이 김여정 제1부부장으로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후계 구도를 밟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권력 계승을 받기 위해서는 여성 지도자로서 보다 강력한 모습을 북한 내에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최근 이런 행동으로 발현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만큼 북한의 정치적 상황이 상당히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이 정치적 상황이 안정돼야 남북관계도 어느 정도 풀릴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인내심 정책이 돼야 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야 하는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인내심 정책이 돼야 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야 하는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사진/뉴시스)

◇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지역 군대 재배치

당분간 계속 군사적 도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 다음 군사 행동은 금강산과 개성공단에 군부대를 재배치하는 것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2000년대 들어와서 금강산에는 관광 단지가 들어서면서 군부대는 후방으로 물러났다. 이는 개성공단도 마찬가지. 북한 총참모부 대변인은 금강산과 개성공단에 연대급 부대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군사 합의에 따라 철수했던 비무장지대 초소에 다시 진출해 경계 근무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아울러 서남해상 전선에 포병 부대를 증강하고,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군사적 행동이 구체화되면서 앞으로 전략무기 도발이나 핵무기 개발 등의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고,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 중국·러시아도 우려 표해

다만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미국을 자극할 경우 비핵화 협상 테이블이 박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여론이 북한과 더 이상 대화를 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으로 돌아설 경우 북한으로서는 북미 대화를 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리게 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무력 도발 등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도 우려를 표했다는 점이다. 북한의 정치적 후견인인 중국이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면서 우려를 표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할 경우 오히려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상당한 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도발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는 유엔에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더욱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있기 때문에 당장 이뤄지기는 힘들다.

이런 이유로 남북의 긴장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북한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다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인내심 정책이 돼야 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야 하는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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