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가 쏘아올린 등록금 환불... 모든 대학교로 번지나
건국대가 쏘아올린 등록금 환불... 모든 대학교로 번지나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6.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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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등록금 반환 여론에 국내 대학 첫 반환
한양대, 연세대 '막말논란'... 학생들 혈서 인증 대응
기재부, 대학 자구책 마련 촉구... 대학들 자구책에 귀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등록금 반환 여부가 논란으로 떠오른 가운데 건국대학교가 등록금 반환에 나서면서 다른 대학교들도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 정부, 여당이 추경에 등록금 반환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나서자 여론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편집자 주>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1학기동안 온라인 강의를 해왔던 대학생들이 등록금을 반환해달라는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건국대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사진/뉴시스)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1학기동안 온라인 강의를 해왔던 대학생들이 등록금을 반환해달라는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건국대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건국대의 대학 등록금 반환 결정 이후 한양대와 연세대 등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반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 건국대의 등록금 반환 결정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올 1학기를 사이버 강의만 들은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건국대가 사실상의 등록금 반환을 발표했다.

지난 15일 건국대에 따르면 건국대 대학본부는 총학생회 측과의 논의 끝에 서울캠퍼스 1학기 등록 재학생 약 15000명의 2학기 등록금 중 일정액을 감면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반환에 합의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등록금 반환 결정을 한 대학은 건국대가 처음이며 대학 측은 1학기 등록금을 현금으로 돌려주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2학기 등록금 감면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가 총학생회에 제시한 등록금 감면 총액은 약 38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등록 재학생 모두에게 고르게 혜택을 주게 될 경우 1인당 약 25만원 가량 환급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 혈서까지 등장... 심상찮은 학생들 반응

이 같은 건국대의 결정이 알려지자 다른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연세대와 한양대가 가장 진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의 한양대 커뮤니티에는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혈서사진이 올라왔다.

앞서 이달 6일 한양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한 교수가 비대면 시험을 요구하는 학생에게 “비대면 시험 치고 싶으면 혈서라도 받아오라”고 말해 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같은날 연세대 익명 커뮤니티에도 연세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학생이 “연세대 10만원”이라고 쓴 혈서를 올리며 학교의 소통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한 '10만원 망언'을 하는 등 학생들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학교에 회의감이 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연세대 학생복지처장은 등록금 반환과 학점부여방식 변경을 요구하는 학생들에게 "학교의 주인이 되려면 돈을 내야 하는데 등록금 깎아달라 하면 되나. 학생들이 10만원씩 더 내자는 말은 왜 못하나"고 발언해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학생들의 이러한 행동에도 대부분 대학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인 유학생들의 감소와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시설방역 등을 위해 사용된 만큼 곤란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 이와 같은 학생들의 여론에 당정청이 협의해 세금으로 반환해줄 것을 검토했지만 학생들의 반대 역풍을 받고 있다. 기재부 역시 대학의 자구책을 요구하며 교육부의 추경예산을 거부했다. (사진/뉴시스)
▲ 이와 같은 학생들의 여론에 당정청이 협의해 세금으로 반환해줄 것을 검토했지만 학생들의 반대 역풍을 받고 있다. 기재부 역시 대학의 자구책을 요구하며 교육부의 추경예산을 거부했다. (사진/뉴시스)

◇ 학생들 “세금 아닌 대학 돈으로 반환하라!”... 대학들 응답할까?

등록금 반환을 둘러싼 학생들의 여론이 격화되자 지난 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유은혜 교육부 장관, 청와대 김연명 사회수석 등은 국회에서 당정청 협의회를 열어 3차 추경에 등록금 관련 예산을 반영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등록금 문제를 논의했다.

이러한 당정청 협의가 알려지자 세금으로 반환하면 안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대학가를 중심으로 국가 세금이 아니라 대학이 직접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학생들의 청원글이 20여건이 올라왔으며 지난 18일 연세대 총학생회가 개최한 등록금 반환 촉구 학내 집회에는 학생 약 200여명이 참여하기 도했다.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은 맞지만, 대학교육 자체가 개인 선택인 만큼 세금 투입은 안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이같은 반응에 기재부도 대학의 자구책 마련을 강조하고 나섰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등록금 반환을 정부 재정으로 충당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대학의 자구 노력을 강조하며 교육부가 신청한 등록금 반환 예산 1900억원을 반려했다.

이에 대학이 자구책을 포함한 등록금 반환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등록금 반환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학이랑 학생들이 어떻게 해결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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