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가거도항 방파제 '예산편취‧부실시공' 의혹
삼성물산, 가거도항 방파제 '예산편취‧부실시공' 의혹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6.26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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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비, 장비비 올리는 수법으로 견적서 허위 작성
삼성물산, 비용 절감 위해 점검 없이 공사 마무리
해경, 이번 사건에 관련해 “관련자 더 있다” 밝혀
▲ 삼성물산이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파제 공사와 관련해 하도급회사를 압박해 견적서 허위작성 및 부실공사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본지는 삼성물산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 삼성물산이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파제 공사와 관련해 하도급회사를 압박해 견적서 허위작성 및 부실공사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본지는 삼성물산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삼성물산이 현재 건설 중인 가거도항 방파제와 관련해 국가 예산 100억원을 편취 했다는 의혹과 함께 부실시공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해경이 조사에 들어가자 삼성물산 측이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KBS 보도가 나왔다.

◇ ‘하도급 압박해 견적서 허위 작성’ 의혹

현재 삼성물산은 올해 말 완공 예정으로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 방파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시공능력평가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지난 2012년 가거도에 이른바 ‘슈퍼 방파제’ 공사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공사를 진행하던 도중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기획재정부로부터 추가 예산을 지원받게 됐고, 지반 공사를 위해 특허 장비 전용 사용권을 갖고 있던 A 건설회사와 같이 작업하게 됐다.

2015년 삼성물산과 A 건설회사와 하도급 체결을 하면서 견적서 작성을 요구했고, 특허 사용료를 포함한 견적서를 보내주자 삼성물산 측에서 견적 금액을 높여달라고 요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미 확보한 예산이 모두 필요한 것으로 보이기 위해 하도급 업체에 견적서를 부풀리라고 요구했던 것이 드러났다.

애초 A 건설회사가 보낸 견적 금액은 190억원이었으나 해상 장비비와 재료 운반비 등을 부풀려 334억원 가량으로 증가된 것으로 밝혀졌다.

◇ 또 하나의 의혹, ‘부실 시공’ 의혹

이번 가거도 방파제 의혹과 관련돼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물산이 방파제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부실시공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가거도는 대한민국에서 최서남단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한반도에 태풍이 올라올 때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지리상 특징이 있으며 지난해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삼성물산이 공사 중이던 방파제의 일부가 훼손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해경의 수사 결과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과정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부실공사를 했던 것이 드러났다.

방파제를 세우기 위해서는 지반이 단단해야 하기 때문에 약한 땅을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 연약지반 공사가 필요하지만, 삼성물산이 지난 2016년 연약지반 공사 과정에서 시멘트 주입으로 지반이 단단해졌는지에 대한 점검을 하지 않고 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통 시험시공을 하고 난 후 한 달 뒤 확인작업을 거치고 나서야 본 공사를 진행할 수 있음에도 삼성물산이 인건비와 장비비 등 비용 절감을 위해 생략하고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 해경의 수사와 삼성물산의 비협조

삼성물산의 이러한 견적서 부풀리기와 부실시공 의혹은 지난해 KBS 보도를 통해 알려지게 됐고, 해경은 보도 이후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해경의 수사는 방대한 자료 분석으로 인해 시간이 오래 소요됐을 뿐 아니라 가거도 현장에 여러 차례 방문해야 했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1년 동안이나 수사가 진행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물산 측에서 수사가 진행되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 또한 수사가 오래 걸린 이유로 알려졌다.

해경은 공사를 지휘했던 당시삼성물산 상무를 포함해 삼성물산 측 2명과 설계업체 직원 3명 등 총 5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부실 시공 의혹에 대해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혐의로 삼성물산 직원 2명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본지는 이에 대해 삼성물산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홈페이지에 해명자료를 내고 두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해경은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자가 더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이번 삼성물산 부실시공 의혹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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