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안산 유치원 집단 식중독 사태
‘햄버거병’ 안산 유치원 집단 식중독 사태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6.27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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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한 유치원 식중독 사태 발생... 햄버거병 걸린 원아도
분노한 학부모들, 청와대 국민청원서 유치원 전수조사 요구
교육부, 질본, 식약처, 시도교육청과 회의 열고 사과... 조사 실시

최근 경기도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해 100여명의 어린이가 식중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15명의 어린이가 햄버거병 증세를 보이고 있어 보건당국과 안산시가 조사에 나섰다. <편집자 주>

▲ 경기도 안산 A 유치원 집단 식중독 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햄버거병이 걸린 어린이들이 발생하기도 해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뉴시스)
▲ 경기도 안산 A 유치원 집단 식중독 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햄버거병이 걸린 어린이들이 발생하기도 해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현재 안산시 유치원 식중독 사태로 4명의 어린이가 혈액 투석을 받고 있다. 유치원 원장 또한 양성 반응을 보였다.

◇ ‘어린이집의 비극’... 안산서 집단 식중독 사태 발생

무더워지는 날씨와 함께 식중독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식중독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났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이번 사태는 아이의 복통을 수상히 여긴 한 유치원 학부모에 의해 알려졌다.

일부 원생은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을 보였다.햄버거병은 백혈구 수치가 높아지고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되며, 장출혈성대장균이 적혈구를 파괴해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장출혈성대장균에 의해 손상된 적혈구가 콩팥에 찌꺼기처럼 끼면 콩팥 기능까지 손상돼 수혈 혹은 콩판 투석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위험한 병이다.

현재까지 식중독 증상이 있는 원생은 102명, 원생의 가족은 3명이며 증상이 있는 아동 가운데 장출혈성대장균 양성 반응이 나온 환자는 모두 49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햄버거병' 의심 환자는 15명 중 투석까지 받을 정도로 중증인 어린이는 4명으로 밝혀졌다.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 중에는 교사 1명도 포함됐으나, 이 교사는 증상이 없는 상태이며 자가격리 중이다. 교사 1명 이외에도 해당 유치원 원장도 가벼운 식중독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안산시와 보건당국은 아이들이 먹은 급식과 재료 보관상태 등에 대해 역학조사에 들어간 상태로 유치원에 남아 있던 급식 재료와 간식 재료, 시설의 손잡이, 장난감 등에서 채취한 검체 104건에 대해 검출된 검체는 없었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다만 궁중떡볶이와 수박 등 보존해두지 않은 급식과 간식 메뉴가 있었던 만큼 이미 처분된 이 음식들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 ‘너를 거기 보내지 않았더라면...’ 분노한 학부모들, 국민청원까지

이렇듯 집단 식중독 사태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가는 가운데 분노한 학부모들이 국민청원까지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5일 학부모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안산에 사는 5살 아이를 두고있는 엄마”라며 자기를 소개하던 청원인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유치원을 다니며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을 때 아이가 복통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음식을 먹여야,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할까"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유치원은 아파트 앞에서 주마다 열리는 장날 음식을 의심하더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유치원은 2018년도에도 식사 등 교육목적 외 사용으로 총 8400만원을 교육과 무관한 개인경비로 사용한 이력으로 감사에 걸린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우리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을 뿐인데, 지금 아이들은 혈변을 보고 투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개인경비를 수억 해먹은 전적이 있는 파렴치한 유치원 원장의 실태를 알리고자 합니다. 많이 지지해주세요.”라고 마무리 지었으며, 해당 글은 27일 현재 3만7071명의 동의를 받았다.

▲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려서 유치원 전수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나섰다. 사진은 급식실을 소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려서 유치원 전수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나섰다. 사진은 급식실을 소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사태 수습 나선 정부, 전수조사 지시

이번 사고가 커지자 정부에서도 해결에 나서기 시작했다. 사건 발생 열흘 만인 26일 정부가 첫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집단 식중독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시도교육청과 회의를 열고 “안산 A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이어 “국장급 대책반을 구성해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역학조사 및 현장 안전 점검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질본은 “지자체와 협력해 유아의 식품섭취력 분석, 식재료 추적조사 등 추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추가 환자 발생 및 햄버거병 의심환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식약처는 “유치원 및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급식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집단급식소가 설치된 유치원을 전수 점검하고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통한 식중독 예방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하며 이번 사건 이후에 대한 예방을 다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지시한 만큼 이번 사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수 있을지 사후 조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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