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의 자연으로 떠나는 여행
포천의 자연으로 떠나는 여행
  • 차지은 기자
  • 승인 2020.07.05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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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남출판사가 운영하는 10만여 그루 심긴 수목원
나남의 책들로 가득한 방대하고 웅장한 책 박물관
허브아일랜드·아프리카 예술 박물관·아트밸리 등

[한국뉴스투데이] 나남출판사의 조성호 대표가 운영하는 포천의 나남수목원은 순박하고 은은한 자생화와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10여만 그루가 이룬 군락
조성호 대표는 20여 년 전 은행 대출 과정에서 떠안은 부실채권인 파주 적성의 임야 부지에 자작나무, 느티나무, 산딸나무, 메타쉐쿼이야 묘목을 심기 시작했다. 이후 나무에 대한 지식을 쌓으며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나남 수목원을 조성했다.

포천 나남 수목원 전경
포천 나남 수목원 전경

현재 이곳은 66만여㎡ 부지에 10여만 그루의 나무가 아름다운 숲을 이루고 있다. 너른 대지의 나무 하나에도 조성호 대표의 정성이 담겨있다. 조 대표의 나무 사랑은 그의 수필집 <나무 심는 마음>에 가장 잘 나타난다. ‘세상에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 것은 나무밖에 없다.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삶의 시련과 풍파를 불평 없이 묵묵히 이겨 내는 것… 이것이 인생 아닌가.’

◊다양한 식생을 감상하기 좋은 산책로
이러한 정성이 담긴 지금의 나남 수목원에는 수많은 사람이 휴식을 위해 찾는다. 이 곳에는 50년을 훌쩍 넘긴 잣나무 산벚나무 참나무, 쪽동백 100세 수령을 자랑하는 산뽕나무 팥배나무 등이 어우러졌다. 수목원 곳곳에 헛개나무 밤나무 느티나무 자작나무 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벌개미취가 광활하게 춤추는 야생화 꽃동산도 있다.

먼저 반송과 큰 주목, 백송, 목련, 느티나무, 마로니에, 손기정 참나무, 산수국 등이 자리한 초입을 지나면 너른 잔디밭이 나온다. 노각나무와 느티나무, 다래 등이 만발한 잔디밭은 잠시 앉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호숫가에는 수목원 조성 초기에 심은 40년 된 반송이 홀로 자라 그 위용을 자랑한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호수 주변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자태를 만지며 산책할 수 있다. 곳곳으로 길이 뻗어 나가고 길마다 다른 식생의 나무를 감상하며 여유를 만끽하기에 좋다.

◊나무와 어우러진 방대한 지식, 책 박물관
수목원 3분의 1지점에 작은 호수를 앞에 두른 3천 건물은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책 박물관과 북 카페다. ‘숲속의 또 다른 책의 숲’이라는 테마에 적합한 웅장한 책 박물관에는 사회과학, 정치경제, 인문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나남출판의 책들이 천장까지 닿아있는 책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인테리어 비용만 4억 원 이상 들었을만큼 고급스럽고 웅장한 느낌이다.

포천 나남 수목원 전경
포천 나남 수목원 전경

갤러리로 꾸민 2층의 벽면 서가엔 나남 책들이 들어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백제금동대향로〉 실물모형, 황지우 시인의 조각 〈멀어지는 다도해〉, 김선두 화백의 대작 〈서편제- 길의 노래〉, 허버트 박사의 1905년 저작인 <The Passing of Korea> 본 등 희귀한 소장품들도 책 박물관에 보관돼있다. 함께 마련된 북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자연 속에서 오래된 책 향기에 취해있기 좋다.

◊자연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는 곳
나남 수목원은 여타 수목원과는 다르게 인위적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한 곳이다. 화려한 꽃보다는 수수한 나무가 많고 SNS를 꾸미기 좋은 포토존도 적다. 하지만 덕분에 자연 속에서 한갓진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인수전의 너른 정자 아래에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특히 수목원 말미의 커다란 잔디밭을 지나면 1만 평 대지에 9천 그루가 뻗어있는 자작나무 군락지와 하늘로 뻗어있는 고고한 잣나무밭 그리고 무궁화 묘목밭에서 대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이번 주말, 빡빡하고 시끄러운 도시를 벗어나 대자연의 향기와 책 향기에 취해 보는 건 어떨까?

포천 나남 수목원 전경
포천 나남 수목원 전경

◊함께 즐기기 좋은 포천의 핫스팟

•허브 아일랜드 : 진한 허브향을 느낄 수 있는 야경이 아름다운 식물원으로 여름에는 라벤더가 수놓아져 있다. 성처럼 꾸며진 입구를 지나면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돼있어 아이들은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

• 아프리카 예술 박물관 :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아프리카 대륙의 모습을 축소판으로 옮겨놓은 곳이다. 아프리카의 예술 작품을 모아놓았다. 캠핑장도 함께 운영 중이라 연계 여행을 떠나기 좋다.

• 포천 아트밸리 : 90년대 이후 화강암 생산량이 감소하며 중단된 폐채석장을 포천시가 2009년 재단장해 오픈한 아트 전시장이다. 멋진 자연과 함께 예술품을 감상하기 좋은 곳으로 가족과 여행하기 좋다.

• 산정호수 : 둘레길을 걸으며 산책할 수 있는 산정호수는 ‘산속에 묻혀 있는 우물 같은 호수’라는 뜻을 품고 있다. 가을철 억새로 장관을 이루는 명성산과 망봉산, 망무봉 등 주변의 작은 산봉우리들이 호수와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차지은 기자 jijijibe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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