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건조기 에너지효율 1등급 ‘LG전자’ 또 과장 광고?
스팀건조기 에너지효율 1등급 ‘LG전자’ 또 과장 광고?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7.07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팀으로 건조시 세균‧냄새 제거, 구김완화
스팀 사용하면 1등급 아니야, 소비자 혼선

[한국뉴스투데이] LG전자가 새롭게 출시한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의 에너지 효율 등급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오해와 혼선을 불러올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6일 트롬 건조기 스팀 씽규를 출시했다. 해당 건조기는 16kg 용량의 건조기로 스팀 기능을 강조하는 동시에 1등급 에너지 효율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해당 건조기는 표준코스로 사용할 때만 1등급 효율로 측정되고 핵심인 스팀 건조 기능을 사용하면 에너지 효율은 2~3등급으로 떨어진다. 이는 과장 광고외에도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광고에서 스팀 건조‧1등급만 강조했지만...

LG전자의 해당 건조기 광고를 보면 스팀 건조, 스팀 리프레시 등의 스팀 기능을 사용하면 인플루엔자, 아데노 바이러스 등 99.99% 살균이 되는 점이 강조됐다. 또 스팀 기능으로 세탁물의 구김을 완화하고 99%의 냄새를 제거한다는 문구도 들어갔다.

LG전자는 건조기 1등급 출시 기념으로 캐시백 이벤트까지 진행하는 등 트롬 스팀 건조기의 1등급 에너지 효율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에너지 효율 1등급으로 건조기를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스팀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기존 일반 건조기와 같은 표준 코스로만 사용해야 된다.

LG전자가 광고에서 보장한 살균, 냄새 제거, 구김 완화를 위해 스팀 기능을 사용하면 에너지 효율은 2등급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는 스팀 기능과 1등급 효율을 앞세운 광고를 보고 건조기를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추후 과장 광고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LG전자 공식판매점에서 해당 건조기를 판매하면서 스팀 기능 등 성능적인 부분과 1등급 효율을 받은 건조기라는 점만 강조하고 기능 추가에 따른 에너지 효율에 대해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소비자 혼선이 확대될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에는 이같은 오해 소지를 없애고 혼선을 막기 위해 제품 성능 광고시 특정 조건에서 측정됐다는 점이 광고에 반드시 표시될 것이 요구되는 추세다.

◇ 과장 광고로 이미 손해배상소송 중인 LG전자

특히 LG전자는 트롬 히트펌프식 건조기와 관련해서도 과장 광고 등의 문제로 소비자들과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고 있어 광고 제작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LG전자는 2016년부터 트롬 히트펌프식 건조기를 팔면서 콘덴서 세척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자동세척시스템을 해당 건조기에 적용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당시 광고에는 ‘LG만의 특허받은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 ‘3개의 물줄기로 1회 건조당 1~3회 세척’, ‘습기에 젖은 먼지를 건조시마다 자동 세척’ 등의 문구를 내세웠다.

하지만 해당 건조기를 사용한 소비자들은 자동세척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먼지가 계속적으로 쌓이고 내부 바닥에 고인물로 악취가 나는 등 광고와 다른점을 문제삼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LG건조기 공동소송 원고 대리인 성승환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핵심은 민사상의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광고와 다른 제품을 판매한 표시광고법위반 등 재산적 손해와 소비자들의 불편 등에 따른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소비자 324명이 참여한 손해배상 소송은 법원이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인정, 조정회부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 LG전자 "에너지 효율 등급 논란될 이유 없어"

LG전자 관계자는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의 에너지 효율 등급 문제와 관련해  “관련 제도를 몰라서 나오는 이야기"라며 "건조기, 세탁기와 같은 가전제품의 경우 표준코스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긴다"고 말했다.

이어 "스팀 건조기의 경우 스팀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돼 있어서 표준코스는 물론 대부분의 코스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1등급이 아닌 기존 LG 스팀 건조기의 표준코스에도 스팀 기능은 적용되지 않아 에너지 효율 등급 논란이 생길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건조기 에너지 효율 등급을 매기는 방식 자체에 문제라는 지적이다. 

올해 초 출시된 삼성전자의 '그랑데 AI' 역시 에너지 효율 1등급을 강조했지만 이는 표준코스에서만 해당될 뿐 제품의 구매 이유이자 핵심 기능인 AI맞춤건조 기능을 사용할 경우 건조 시간도 두배로 길어지고 자동으로 에너지 소모도 많아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특화된 핵심 기능을 건조기 앞에 붙여 강조하면서 에너지 효율 등급을 매길 때는 그 기능을 빼고 매기는 등급 체계 자체가 문제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