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릿고개’에 대기업 유동성 확보 총력 ① 유통가
‘코로나 보릿고개’에 대기업 유동성 확보 총력 ① 유통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7.08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난지원금 혜택 못 받은 대형마트 타격… 줄줄이 점포 매각
한화갤러리아, 5000억원 투자한 갤러리아 광교점 매각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장기화되며 휘청거리는 재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직격타를 맞은 산업은 휴직 신청, 임금 자진 반납 등으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해 자산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초강수를 두는 중이다. 올 1월~4월까지 국내 대기업 약 20여 곳이 보유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을 잇달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산업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코로나 19 사태로 유통가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보인다. 5,000억 원을 투자하며 개장했지만 매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 광교점. (사진제공/뉴시스)
코로나 19 사태로 유통가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보인다. 5,000억 원을 투자하며 개장했지만 매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 광교점. (사진제공/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오프라인 불황 속에서 코로나19와 재난지원금으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유통가들의 유동성 확보가 다급해 보인다.

◇동행세일 하지만 휴업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코로나 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월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6%, 지난 3월 매출은 13.8%, 지난 4월 매출은 1% 감소했다. 여기에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는 타격이 더해졌다. 재난 지원금 지급 기간 동안 이마트와 홈플러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롯데마트 매출은 12% 감소했다.

이에 정부가 코로나19 극복과 소비 진작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동행세일로 유통가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나 했지만 대형마트는 행사 기간 내 의무휴업이 두 번이나 껴있는 상황이라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지난달 26일과 동행세일이 끝나는 오는 12일이 대형마트는 의무휴업 기간이다. 때문에 대형마트가 동행세일기간 동안 영업을 할 수 있는 일요일은 지난 5일 하루에 그쳤다.

이마트는 중량과 품종에 상관없이 제품을 판매하는 ‘리미티드 딜’ 행사, 롯데마트는 노마진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한 인기상품 최대 50% 할인 행사 등을 통해 한 번 뿐인 주말영업일에 각종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마진을 최소한으로 남기는 할인 행사인 데다 영업일도 적어 크게 이익이 남지 않는다.

◇점포 매각 통한 자산 유동화 ‘강수’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대형마트는 비용절감과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먼저 점포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사업투자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3개 내외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현재 거론되는 곳은 대구 칠성동 대구점, 경기 안산점, 대전 둔산점 등이다. 특히 안산점의 경우 NH투자증권을 통해 부지 매각 입찰까지 진행했다. 안산점 입찰에는 대형 부동산개발사 16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각 진행이 매끄러울지 의문이 남는다. 노조가 올해 진행할 매각이 폐점을 전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를 운영 중인 롯데쇼핑도 점포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를 고민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양주점, 천안아산점, VIC신영통점의 문을 닫은 데 이어 롯데백화점 강남점 역시 매각했다. 롯데쇼핑은 하반기 일산킨텍스(창고형 매장), 의정부점 등을 포함해 총 13개 점포의 문을 닫을 계획이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10여 개 내외의 점포 건물을 유동화해 약 1조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했다.

◇당분간 세일즈 앤드 리스백 계속될 듯

유통가의 유동성 마련 총력은 대형 마트뿐만 아니라 백화점까지 이어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월 야심 차게 개장한 갤러리아 광교점을 매각 후 재임대하는 형태인 ‘세일즈 앤드 리스백’을 검토 중이다. 당초 한화 갤러리아는 10년 만에 신규점포를 선보이며 광교점에 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했다. 매출액 목표를 5000억원으로 설정하고 ‘제 2의 명품관’이 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현금 확보를 위해 이번 세일즈 앤드 리스백을 통해 재무 건전성 확보와 신규 사업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사업을 정리하고 천안 센터시티점에 대한 세일즈 앤드 리스백을 통해 약 3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했다.

이처럼 유통가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기업들이 부동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신사업에 투입하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진 만큼 이러한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