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릿고개’에 대기업 유동성 확보 총력 ② 자동차 산업
‘코로나 보릿고개’에 대기업 유동성 확보 총력 ② 자동차 산업
  • 차지은 기자
  • 승인 2020.07.12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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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못 견딘 쌍용차 10년 만에 또다시 매각, 현대차도 유동성 확보 총력
자동차 부품업계 “수출 대금 끝나자 심각하게 휘청… 정부 지원 절차 간소 요청”

[한국뉴스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이 장기화되며 휘청거리는 재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직격타를 맞은 산업은 휴직 신청, 임금 자진 반납 등으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해 자산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초강수를 두는 중이다. 올 1월~4월까지 국내 대기업 약 20여 곳이 보유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을 잇달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산업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자동차 업계가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쌍용차가 매물로 나왔다. (사진제공/뉴시스)
자동차 업계가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쌍용차가 매물로 나왔다. (사진제공/뉴시스)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수출 최악

코로나 19의 여파로 국내 자동차 생산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133만51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감소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5월(121만3632대)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업체별 수치는 현대차가 생산량 60만8661대로 지난해보다 17.8% 감소했고, 기아차는 49만2658대로 21.1%로 감소했다. 무엇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GM과 르노삼성 생산량은 더 큰 폭 줄었다. 한국GM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1.5% 감소한 13만6187대, 르노삼성은 5만2217대로 23.4% 줄었다. 쌍용차(3만8267대) 생산량 감소 폭은 37.1%로 가장 컸다.

특히 쌍용차는 심각한 경영난으로 매각에 착수하기로 했다. 19일 자동차 업계와 투자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는 최근 삼성증권 등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쌍용차, 볼보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 손에?

쌍용차는 올해 1분기(1~3월) 약 2,000억 원의 순손실을 내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심각한 상태다. 당장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약 900억 원을 해결할 방도도 없다. 최근 서울 구로동 서비스센터와 부산 물류센터 부지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약 2000억원을 확보했지만, 신규 자금 투입 없이는 경영이 어려운 상태다.

이번 쌍용차 매각은 지난 2010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한 지 10년 만이다. 약 75%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마힌드라가 코로나 19로 추가 지원이 어려워진 것이 매각의 배경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중국의 전기차업체 BYD를 비롯한 베트남 기업 등 3~4개 업체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웨덴 볼보를 인수하고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 중국 지리자동차가 쌍용차 실사 작업에 나설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3,000억 회사채 발행

지난 4월 3년 만에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로템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의 철도 및 플랜트 부문 적자가 지속하는 데다 알짜 사업이던 방산 부문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나마 흑자를 내는 방산 부문은 외부에 매각하고, 철도·플랜트 부문은 내부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로템 방산 부문은 한화디펜스와 인수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차는 5년 여만에 3,000억 원을 재발행하며 조달된 자금은 운영비로 쓸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19의 사태로 상황이 악화하자 현대로템까지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회사채 발행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유동성 위기 현실화에 분위기 ‘심각’

대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업계도 상황이 심각하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최근 완성차와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운 현실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업계에 따르면 수출 이후 대금이 지급되기까지 2개월의 시차가 있어 올해 6월까지는 1∼3월에 수출한 대금으로 견딜 수 있었지만, 4~6월 수출이 47%나 감소해 대금을 받는 7월부터는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자체 자금을 투자해 신차의 주요 부품을 개발 완료하고 글로벌 업체에 납품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19로 수출 물량이 감소하며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신청 절차를 간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제 15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한 부품업체는 지난 5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지만 6월에는 포기했다. 근로자 개개인이 고용유지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근로계획이 변경될 때마다 재신청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정부, 2조 원 유동성 긴급 수혈

앞서 지난달 정부는 정부가 금융기관 및 완성차업체와 공동으로 자동차 부품업계에 2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해 중점지원하기로 했다. 정부, 정책금융기관, 완성차 업체가 함께 재원을 마련해 2조 원 이상의 자금을 자동차 부품업계 취약기업에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는 업계 및 금융권과 소통해 지원책을 논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부품업계 자금애로를 신속하게 해소하기 위해 산은·수은·기은·캠코는 1조6500억 원 이상의 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책금융기관과 완성차업체가 함께 조성한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먼저 각각 1750억 원 규모 대출을 시행하기로 했다.

차지은 기자 jijijibe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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