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박원순 조문 후폭풍...세대교체 실패?
정의당 박원순 조문 후폭풍...세대교체 실패?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7.16 09: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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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4050 vs 젠더 2030, 세대간 갈등 현실화
박원순 조문 계기로 두 세력 간 충돌 양상 표출

기득권 대변하는 심상정 vs 젠더 현역 의원 충돌
전당대회에서 어느 후보 당 대표 되느냐의 문제

정의당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을 둘러싼 논쟁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두 현직 여성 의원이 조문 거부 선언 후 당원들의 탈당 러시가 이뤄지는 가운데 새로운 당원 가입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심상정 대표가 조문 거부 선언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을 두고 정의당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노동계 4050세대와 젠더 2030세대의 세대간 갈등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는 세대교체의 실패를 의미한다.<편집자주>

정의당이 故 박원순 시장의 조문을 계기로 노동계 4050세대와 젠더 2030세대의 세대간 갈등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사진/뉴시스)
정의당이 故 박원순 시장의 조문을 계기로 노동계 4050세대와 젠더 2030세대의 세대간 갈등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정의당의 세대교체는 실패했다. 갑작스럽게 젠더운동을 펼치는 2030세대가 당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노동계 4050세대와 젠더 2030세대의 갈등이 현실화됐다.

류호정 의원과 장혜영 의원이 박 전 시장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피해자 편에 서겠다며 조문 거부를 선언했다. 그러자 조문을 가지 않는 것은 자유이지만 정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의당 당원게시판에는 당원들이 탈당을 하겠다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탈당 러시가 이뤄졌다. 급기야 류호정 의원에 대한 당원 소환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류 의원이 당의 권위와 명예를 중대하게 실추시켰으니 당원 10%의 서명을 모아 사퇴를 시키자는 것이다.

두 현직 의원의 돌발행동에 당원 둘로 쪼개져

대체적으로 탈당을 하겠다는 당원들은 당을 오랫동안 지켜왔던 사람들이다. 이런 이유로 탈당은 단순히 ‘조문 거부 선언’ 때문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 이후 갈 길을 잡지 못했던 정의당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라는 분위기다.

노 전 의원이 사망한 후 정의당은 노동운동 세력이 급속도로 퇴조를 보였다. 대신 젠더운동의 중심에 서있던 청년들이 대거 유입됐다. 이런 유입이 정의당을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것은 곧 노동운동을 했던 세력의 소외를 의미했다. 정의당이 정체성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젠더운동가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노동운동가들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정의당 안팎에서는 청년들의 영입하기 앞서 당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해야 했는데 그것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젠더청년운동가들이 대거 영입되면서 노동운동가들의 목소리는 점차 약해졌고, 노동운동가들 눈에는 정의당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과거 노동운동을 함께 했던 박 전 시장에 대해 젠더운동가인 현역 의원이 비판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일부 당원들이 배신감을 느끼면서 탈당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당원 가입 이어져

대신 새로운 당원 가입이 이뤄졌다. 최근 2030 여성을 중심으로 입당 신청이 급증했다. 또한 두 의원에 대한 후원금이 빗발쳤다. 정의당이 노동운동에서 젠더운동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심상정 대표가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두 의원의 메시지가 유족분들과 시민들의 추모의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두 의원의 심기를 건드렸고 장혜영 의원이 심 의원을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젠더운동가들에게 젊은 의원들의 소신을 찍어 누른 지도부, 그 중에서도 노동운동가의 마지막 보루인 심 대표가 기득권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는 노동운동가들이 자신의 후임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젠더운동가들은 끊임없이 후임을 키우면서 스스로 성장하면서 세력화하고 있지만 노동운동가들은 자신만이 진리라면서 계속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해왔다.

그러다보니 정의당이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즉, 선거 때마다 앞에 내세운 인물이 ‘노회찬 전 의원’이나 ‘심상정 대표’였다는 것이다. 젊은 노동운동가를 발굴해서 성장시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전당대회에서 충돌

이런 정의당의 모습은 결국 전당대회에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8월 말 전당대회를 예고하고 있다. 심 대표 후임 당 대표를 선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노동운동가와 젠더운동가의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젠더운동 세력이 계속해서 당원으로 유입되면서 앞으로 정의당은 젠더운동과 노동운동 사이에서 상당한 갈등이 표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그 정점은 전당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에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것인지 젠더운동의 상징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정의당의 정체성과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후 어느 한쪽 세력의 후보가 당선되던지 그로 인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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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ㅁ 2020-07-17 18:43:41
류호정 국회의원 당원소환 댓글서명입니다.

http://www.justice21.org/132918

정의당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