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윤희숙 연설’에 집중하는 이유
정치권, ‘윤희숙 연설’에 집중하는 이유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8.03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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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임차인” 5분 발언, 정치적 파장 낳고 있어
경계하는 더불어민주당, 지금까지 이런 연설 없었다
무조건적 비난 일삼던 통합당, 새로운 전략 구사해야
윤희숙 연설은 미래통합당 미래 보여준 대표적 연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국회 본회의 ‘5분 연설’은 주말 내내 회자됐다. 물론 최근까지 2주택자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연설은 빛을 바랬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은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윤 의원이 보수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보수가 부족했던 것은 국민들과의 공감 능력이었다. 특히 단순히 정권을 때린다고 얻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윤 의원이 보여줬다.!!<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을 더불어민주당이 처리를 하려고 하자 발언에 나섰다. 윤 의원은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느냐”면서 “제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이다. 제 개인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자신은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면서 임대차 3법은 결코 임차인을 보호하는 법안은 아니라면서 자신의 사례를 갖고 설명했다.

"임대인이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된다"면서 "임대인이 전세를 놓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국회 5분 연설이 주말내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의 이번 연설은 그동안 보수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국민과의 공감능력에 대해 보수의 미래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국회 5분 연설이 주말내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의 이번 연설은 그동안 보수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국민과의 공감능력에 대해 보수의 미래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5분 연설 계속 회자되고

이날 윤 의원의 발언은 주말 내내 회자가 됐다. 물론 최근까지 윤 의원이 2주택자였다. 한국개발원구연에 재직했던 윤 의원은 개발연구원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특별 분양을 받은 세종시 아파트와 서울 아파트를 보유했다. 최근 세종시 아파트를 팔았고, 서울 아파트는 임대를 주고, 총선 출마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갑에 전세를 얻었다.

즉, 윤 의원은 임대인이면서 임차인 신분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이날 연설이 크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대체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초선 의원이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이처럼 울림을 갖게 한 일이 오랜만이라는 평가다. 미래통합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윤 의원의 연설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물론 대체적으로 냉혹한 평가를 내렸지만 그런 가운데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이라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국민들에게도 이날 윤 의원의 연설은 큰 울림이 있었다는 평가다. 야당의 그동안의 메시지와는 다른 연설이라는 것이 국민의 시선이다.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울림이 되지 못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를 ‘좌파 정부’ 혹은 ‘빨갱이 정부’ 등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의회 독재’ 등의 메시지를 국민에게 계속 전달했다. 그야말로 무작정 문재인 정부를 때려서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자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전략이었다.

무조건 문재인 정부 때리기 그 결말은

하지만 무조건 문재인 정부 때리기 그 결말은 참담했다. 미래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참패를 했다. 미래통합당은 그 이후 뼈저린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민과의 소통이다. 공감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나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국민의 아픔을 함께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 의원의 연설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비록 최근까지 2주택자였고, 현재 임대인이자 임차인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 임차인이고, 그에 따른 임차인의 고통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감을 연설을 통해 고스란히 담아내고, 그에 따른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다.

미래통합당은 4.15 총선 직후 의원총회 등을 통해 공감했던 내용은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한 논리라고 해도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그 논리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나쁘다’는 것을 아무리 외친다고 해도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윤 의원은 그런 메아리를 깨부수고 국민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 미래통합당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를 '좌파정부' 등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의회 독재 등으로 통해 문재인 정부를 때림으로써 반사이익을 얻자는 전략을 고수했지만 결말은 좋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 미래통합당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를 '좌파정부' 등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의회 독재 등으로 통해 문재인 정부를 때림으로써 반사이익을 얻자는 전략을 고수했지만 결말은 좋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윤희숙 발언, 미래통합당 미래 되나

결국 윤 의원은 미래통합당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되 그것은 무조건적인 ‘원색적인’ 비난이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는 그런 비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좌파 정권’ ‘의회 독재’를 외친다고 국민이 공감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장 임차인의 문제를 자신의 일로 끌고 와서 임차인의 괴로움을 자신의 괴로움으로 표현했다는 것은 그걸로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연일 윤 의원을 비판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윤 의원의 발언이 불러올 정치적 파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적 공감이 없는 외침은 그냥 메아리에 불과하고 국민적 소통을 함께 하는 외침은 가슴이 있는 울림이 된다는 것을 미래통합당은 깨닫기 시작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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