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공방전 치달은 정치권
월세 공방전 치달은 정치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8.04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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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게 나쁘지 않다'
윤준병發 월세 살이 논쟁, 정치권 최대 화두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
한가한 소리한다 비판하는 미래통합당
공공주택이 차기 대선의 핵심 공약으로

정치권은 월세 공방에 휩싸였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게 나쁘지 않다”고 발언한 것이 화근이 됐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 즉 전세 제도를 점차 무력화 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전세 대신 월세론자가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월세 제도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월세 산다는 말이 상처가 되는 그런 세상이다.

[한국뉴스투데이] 발단은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비롯됐다. 윤희숙 의원은 자신은 임차인이라면서 임대차 3법 때문에 4년 후 전세 제도가 사라지면서 월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면서 임대차 3법을 비판했다. 이것이 큰 울림이 되면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도 월세”라면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윤준병 의원은 “전세는 선이고 월세는 악이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이런 걸 경계하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이 이어졌는데 자신이 월세를 살고 있다는 말에 대해 서울에 집과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지역구 전북 정읍·고창에 월 50만원 반전세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비난은 거세졌다.

▲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게 나쁘지 않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월세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공공주택이 차기 대선의 주요 공약으로 떠올랐다. (사진/뉴시스)
▲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게 나쁘지 않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월세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공공주택이 차기 대선의 주요 공약으로 떠올랐다. (사진/뉴시스)

불 붙은 월세 논란

정치권은 이로써 월세 논란이 본격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월세 전환 시 적절한 비율만 적용해서 월세로 전환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임대차 3법을 두둔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인 전세 제도를 사실상 소멸시키고 월세 제도로 바꾸겠다는 판단이다.

전세 제도가 갭투자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전세 제도가 금융 대출 수단이 되고, 그것이 갭투자로 이어지면서 일부가 다주택자가 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세 제도를 월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우리나라에서 계속 내려온 전세 제도를 하루아침에 소멸시키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전세 사는 사람 상당수가 서민이라는 점 때문에 전세 제도가 소멸되면 많은 사람들이 내집 마련의 꿈을 사실상 이루기 힘들게 된다. 이런 이유로 국민적 분노가 더욱 증폭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과연 월세 살이를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드는 것은 현실이다. 일각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세 제도를 무리하게 소멸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계속해서 전세 제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한가한 소리 하고 있다

이에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게 나쁘지 않다”는 윤준병 의원의 발언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세 제도가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독특한 제도인 것은 맞지만 우리 국민이 월세가 아닌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를 더불어민주당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아 비대위원은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면 전세가 훨씬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외국은 전세 제도가 없기 때문에 입대차 계약갱신이나 전·월세 상한의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같은 고려가 필요 없는 반면 전세 제도가 우리만의 특징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이 부분에 대해 반드시 고려하고 준비를 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즉 전세제도가 내집 마련을 위한 중간 절차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판단이다. 아울러 우리 국민 인식에서 전세 살이와 월세 살이는 확연히 다른 대접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국민 중 월세를 선호할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판단이다. 따라서 월세 살이에 대한 환상을 더불어민주당이 심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차기 대선은 ‘공공주택’

이처럼 정치권은 월세 공방이 벌어지고 있지만 차기 대선 주택 공급 공약의 핵심은 ‘공공주택’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최근 만남을 갖고 공공주택에 대해 논의를 했다.

공공주택이라는 것이 30년 이상 임대주택에서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내집 마련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집 걱정 없게 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공주택 물량을 대폭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는 공공주택에 들어가는 기준이 엄격했지만 그 엄격한 기준을 완화해서 중산층도 공공주택에 들어가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 중 일부는 굳이 내집 마련을 하지 않아도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도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 국민에게 아파트는 주거이면서 ‘재산’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공주택이 얼마나 인기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민은 내집 마련하기 턱없이 높아진 아파트 가격 때문에 공공주택이라도 들어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공공주택 공약이 차기 대선의 핵심 공약이 될 수밖에 없다. 월세 살이가 차기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되는 셈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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