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거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별세
‘제약업계 거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별세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8.04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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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임성기 약국 개업... 1973년 한미약품 창업해 창업주로
회사 매출 20%를 신약 개발에 힘써... 한국형 R&D 비즈니스 모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별세했다. 고인은 동대문의 약국으로 시작해 연매출 1조원대 제약회사로 성장시켰다. 특히 고인은 복제약 판매에 의존하던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의 삶과 업적을 돌이켜본다. <편집자 주>

▲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복제약 판매에 의존하던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SBS CNBC 갈무리)
▲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복제약 판매에 의존하던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SBS CNBC 갈무리)

[한국뉴스투데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감행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 동대문 동네 약국에서 1조원대 매출 회사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지난 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한국 제약 산업의 도약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임 회장은 중앙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한 지난 1967년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 약국’이라는 이름의 약국을 차렸고 ‘임성기 약국’은 당시 서울 시내 3대 약국으로 꼽힐 정도로 유명한 약국이 됐다.

이후 임 회장은 1973년 한미약품을 창업하고 회사를 이끌어나갔고 1990년대까지 복제약 판매 등으로 회사의 성장기반을 다져나갔다.

임 회장은 성장기반을 다져나가며 개량신약과 혁신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등 당시까지만 해도 복제약에만 의존했던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임 회장은 단기적으로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장기적으로 혁신신약을 완성하는 한국형 연구개발(R&D) 전략을 선보였고,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개량 신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 임성기 회장은 지난 1967년 임성기 약국을 개업한 후 1973년 한미약품을 창업해 매출 1조원대 제약회사로 성장시켰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사진/뉴시스)
▲ 임성기 회장은 지난 1967년 임성기 약국을 개업한 후 1973년 한미약품을 창업해 매출 1조원대 제약회사로 성장시켰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사진/뉴시스)

◇ 업계 최초 기술 수출 성공... “신약개발은 내 목숨”

임 회장이 선보인 한국형 R&D는 기술 수출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한미약품은 지난 1989년 다국적 제약사 로슈에 항생제인 ‘세프트리악손’의 개량 제법에 관한 기술을 판매한 바 있는데 국내 제약업계 최초의 기술 수출이었다.

IMF 외환위기였던 1997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마이크로에멀젼’ 제제 기술을 당시 최고 규모인 6300만 달러에 이전하기도 하는 등 활발한 기술 수출을 진행한 한미약품은 2015년에도 한 해에 총 7개의 대형 신약 라이센스 계약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렇듯 임 회장의 한국형 R&D의 원천은 매년 매출액의 20%에 이르는 금액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다.

국내 제약회사가 매출 1조원이 넘는 경우가 드문 환경에서도 한미약품은 지난 10년간 2조원이 넘는 금액을 R&D에 투자했다.

그러나 한미약품이 지난 2010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적자가 나는 등 위기상황도 있었지만 임 회장은 R&D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이후에도 임 회장은 회사에 고비가 찾아와도 “신약 개발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나를 믿고 R&D에 더 매진해 달라”며 “R&D를 하지 않는 제약사는 죽은 기업”이라는 평소 자신의 지론을 내세워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회사 성과를 임직원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는데 지난 2016년 그룹사 2800여명 전 임직원에게 1100억원 규모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나눠줘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편, 임 회장의 후계자로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인 장남 임종윤씨가 지목돼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른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치러질 예정이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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