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임시국회 종료... 무기력했지만 '미래'보인 통합당
7월 임시국회 종료... 무기력했지만 '미래'보인 통합당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8.05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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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여당 독주에 속수무책, 여론전에서는 승리
103석 소규모 정당의 비애, 무기력한 야당
더불어민주당 독주에 수수방관한 통합당
부동산 정책 실패로 돌아선 민심
윤희숙 연설 카드로 반전 꾀하고

7월 임시국회가 종료됐다. 미래통합당은 176석의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103석이라는 초라한 야당으로서는 입법 독주를 막을 방안이 아무 것도 없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미래’를 보았다. 장외투쟁까지 검토했지만 결국 장외투쟁을 하지 않았고, 그 대신 여론전에서 승리를 했다. 그것은 윤희숙 의원의 5분 발언이 시발점이 됐다. 윤 의원의 5분 발언이 미래통합당의 미래를 보게 만들었다. <편집자 주>

[한국뉴스투데이] 103석의 초라한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176석의 거대 여당의 독주를 막을 현실적은 방법이 없었다. 국회는 지난 4일 본회의를 열어 법안 18건을 가결했다. 통합당 의원은 부동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등 14건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본회의 표결에서는 퇴장을 했지만 이날 본회의에서는 자리를 지키면서 ‘재석’ 버튼을 누르지 않는 방식으로 항의를 했다.

즉,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기록 상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기록되는 방법을 사용했다. 미래통합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빼앗겼다. 또한 7월 임시국회 기재위·국토위·행안위·운영위·법사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상정, 심사, 처리에 미래통합당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 7월 임시국회가 종료되고 미래통합당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여론전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당의 미래를 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7월 임시국회가 종료되고 미래통합당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여론전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당의 미래를 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외투쟁까지 검토했지만

미래통합당은 소위원회 구성 및 심사를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받아주지 않았다. 이에 결국 장외투쟁까지 검토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야당을 이런 식으로 대한다면 결국 장외투쟁밖에 방법이 없다면서 장외투쟁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이 나온 다음날 장외투쟁 카드를 다시 접었다. 워낙 지난해 장외투쟁의 트라우마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장외투쟁을 한다고 해도 지난해와 같이 광화문에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코로나19이기에 대규모 장외집회를 할 경우 그에 대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지역구 주민을 일일이 만나서 더불어민주당의 부당성을 알리는 방법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문제는 장외투쟁을 하게 된다면 국회를 보이콧 해야 한다. 그에 따른 역풍도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외투쟁 카드를 접게 됐다.

대신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해당 상임위를 보이콧하고, 기자회견과 성명을 발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규탄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야말로 미래통합당에게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4년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반전 카드 윤희숙

그런데 반전 카드가 나왔다.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행정수도 이전의 부당성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당내 결집을 이뤄내기 시작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을 가져왔고, 대신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상승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서울 지역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윤희숙 의원의 5분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치명타를 안겨줬다.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저는 임차인이다”는 말로 당정의 부동산 대책 입법을 조목조목 따졌다. 자신의 처지와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분석하면서 국민에게 호소를 하면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과거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는 나쁘다”면서 선악 구도를 만들어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그러다보니 국민적 공감을 형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입법이 얼마나 나쁜지를 조목조목 따지면서 국민적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비록 나중에 윤 의원이 얼마 전까지 다주택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소 실망을 하기는 했지만 기존의 미래통합당 의원들과 달리 다른 메시지를 국민에게 안겨준 것이다.

▲ 미래통합당은 한때 장외투쟁까지 검토했지만 자유한국당 시절인 지난해 장외투쟁의 트라우마와 코로나19로 인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아 포기했다. 하지만 윤희숙 의원의 이른바 '5분 연설'을 시발점으로 반등을 보여줬다. (사진/뉴시스)
▲ 미래통합당은 한때 장외투쟁까지 검토했지만 자유한국당 시절인 지난해 장외투쟁의 트라우마와 코로나19로 인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아 포기했다. 하지만 윤희숙 의원의 이른바 '5분 연설'을 시발점으로 반등을 보여줬다. (사진/뉴시스)

국민적 공감대 만드는 것이 중요

윤 의원의 5분 발언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지난 4일 열린 본회의에서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너도나도 5분 발언을 하겠다고 나섰다. 윤 의원과 같이 울림을 일으키는 그런 연설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과거처럼 무조건 문재인 정부는 나쁘다는 식의 논리가 아니라 실생활을 빗대 가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그런 자세를 가지게 됐다.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윤 의원의 연설은 교과서가 되고 있다. 무작정 문재인 정부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근거를 확실하게 제시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윤 의원의 5분 발언을 통해 앞으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됐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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