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두고 첨예한 대립
중고차 시장,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두고 첨예한 대립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8.0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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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업계, 대기업 위주 독과점 시장 형성 우려
완성차 업체, 소비자 권익 신장을 위한 결단 촉구

[한국뉴스투데이]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가 연기되며 중고차 업계와 시장 진출을 노리는 완성차 업체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에 따라 중고차 업계와 시장 진출을 노리는 완성차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뉴시스)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에 따라 중고차 업계와 시장 진출을 노리는 완성차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뉴시스)

지난해 2월 28일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간이 만료됐다. 이에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시 독과점 시장 형성을 우려하며,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에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지난해 11월 동반위는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최종결정권은 중소기업벤처부(이하 중기부)로 넘어갔다.

중기부는 생계형 적합업종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6개월 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결정해야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가 여러 차례 연기된 상황이다.

◇독과점 시장 형성 우려…생존권 위협
지난달 중기부 주관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완성차 업체를 대변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중고차 시장 진출 의향을 명확히 밝혔다. 이에 따라 중고차 업계는 생존권 위협이라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간담회 직후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독과점 반대’, ‘대규모 실업 우려’, ‘소상공인 보호’ 등을 근거로 ‘대기업 진출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완성차 업체들은 중고차 매물을 좋은 조건에 매입할 수 있는 자본과 네트워크를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 진입 시 자동차 생태계 전반을 장악해 대기업 위주 독과점을 형성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 골자다.

중고차 업계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할 때까지 강력한 집단행동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4일에는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대전정부청사 중기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며,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허위매물’ 고질병 개선 미흡…밥그릇 지키기 비판
완성차 업체는 ‘소비자 권익 신장’, ‘수입차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근거로 중고차 시장 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고차 매매업이 지난 6년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지만, ‘허위매물’ 등 고질병에 대한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밥그릇 지키기에만 연연했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중고자동차 중개‧매매 관련 불만 상담 건수는 총 2만1,094건으로 다섯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국소비자원에 2016년부터 지난 6월까지 접수된 중고자동차 매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결과에서는 성능점검 기록 조작 등 성능‧상태 점건 관련 피해가 79.7%로 가장 많았다.

완성차 업체는 지난해 11월 동반위가 내놓은 “자동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맞지만, 소상공인은 아니다”라는 부합의견을 근거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 상생협약 가능성 대두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고차 매매업 이해당사자들이 상생협약을 약속하고 중고차 판매 네트워크를 공동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매매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보다 기존 중고차 매매업체 등에 위탁판매 하는 등의 판매 형태를 갖추는 방안이다.

또한, 완성차 업체의 진출을 허용하되 일정 기간 참여 비율을 제한하거나 사세 확장을 자제하는 등의 규제를 적용하는 절충안에 대한 목소리도 있다.

중기부는 “이해 당사자가 많고 일자리 등 민감한 사안을 비롯한 쟁점이 첨예한 만큼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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