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수수료 미리 줘가며 저축성보험 판매 늘린 이유
교보생명, 수수료 미리 줘가며 저축성보험 판매 늘린 이유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8.12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보생명이 올해부터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렸다. 저축성보험은 당장은 실적이 오르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만기 지급 시기가 오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보생명이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편집자주>

사진/교보생명 홈페이지 제공
사진/교보생명 홈페이지 제공

[한국뉴스투데이] 교보생명은 올 초부터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렸다. 은행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로 올린 저축성보험 수입은 지난 1월 43억원으로 시작해 2월 47억원, 3월 67억원, 4월 53억원, 5월 61억원, 6월 120억원으로 증가했다.

◇ 수수료 선지급으로 판매 늘려

흔히 저축성보험을 은행의 적금과 비슷하게 생각하지만 실상은 7년을 유지해야만 겨우 원금을 보장받는 등 적금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원금이 보장되는 7년 시점에서 저축성보험을 유지하는 비율은 30~40%에 불과해 초기에 해지를 할 경우에는 고객이 손해를 떠안고 만기가 됐을 경우에는 지급 의무가 있는 보험사에 부담이 된다.

이에 교보생명은 수수료 선지급을 앞세워 저축성보험을 판매했다. 2~3년짜리 단기 저축성보험을 팔아 고객이 보험료를 미리 내면 판매수수료도 미리 지급하는 방식이다.

즉, 매달 받아야 할 보험료를 첫 달과 추가 납입 기능을 이용해 전액을 일시납부하고 거치형태로 보관하는 것.

교보생명은 일시납 형태로 가입하는 고객들에겐 금리를 우대해 주는 등 혜택을 제공했고 은행에는 판매수수료를 선지급하는 방법으로 저축성보험을 늘렸다.

국내 3대 생보사 중 한 곳인 교보생명의 이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은 타 보험사들에겐 위기가 됐고 결국 교보생명과 비슷한 방식으로 판매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6월 교보생명의 선납수수료 방식의 저축성보험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업계의 과잉경쟁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선납수수료 정책을 자율적으로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 저축성보험 판매 늘린 속사정?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교보생명은 7월부터 선납수수료 판매를 멈춘 상태지만 갑작스런 교보생명의 행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오는 2023년 새롭게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은 생보사의 저축성보험을 매출로 인식하지 않는다. 이에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점차 줄여 나가는 추세다.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저축성보험 판매 억제에 나서는 동시에 신규예약보다 기존 고객의 유지서비스에 초점을 맞춰왔다.

올해부터 교보생명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린 이유가 단순히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FB나 다이렉트 등 다른 판매 채널에 비해 비대면이나 방카슈랑스로 인한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와 코로나19 등의 악재 속에 실적 부진을 우려한 생보업계의 발버둥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교보생명이 저축성보험과 같이 실적을 늘리는 방법으로 회사의 자산 규모를 늘리기 위함 아니겠냐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사모펀드 위험성이 커지면서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보험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판매 비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