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역전, 미래통합당 웃지 못한 이유
지지율 역전, 미래통합당 웃지 못한 이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8.14 09: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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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까지 교체했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시선
박근혜 탄핵부터 계속해서 민주당에게 뒤쳐져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어
전문성 바탕한 실생활 공감대가 관심 갖게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이후 줄곧 더불어민주당에게 뒤쳐졌던 미래통합당이었다. 당명까지 개명하면서 몸부림을 쳤지만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괴물 앞에 번번이 무릎을 꿇어야 했던 미래통합당이었기 때문에 이번 지지율 역전은 남다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웃을 수 없다는 것이 미래통합당 내부 분위기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이 앞에 있기 때문이다.<편집자주>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사진/미래통합당)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사진/미래통합당)

[한국뉴스투데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미래통합당에게는 난공불락이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인 2016년부터 지금까지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선 적이 없었다. 때로는 장외투쟁을 하고, 삭발을 하고, 눈물도 흘려보고, 구호도 외쳐봤지만 유권자들은 냉담한 시선을 줬다. 결국 4.15 총선에서 103석이라는 대참패를 했다.

참패하고 나니 길 열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참패를 하고 나니 길이 열렸다.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오히려 참패를 했던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는 분위기다.

리얼미터가 이달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통합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9%포인트 오른 36.5%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1.7%포인트 하락한 33.4%였다.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2.5%포인트) 안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으로서는 눈물 겨운 사투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소중한 것은 당연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했고,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또 개정했다. 하지만 당명을 개정했다고 해서 유권자들의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

광화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독재에 대해 규탄을 했을 때에도 차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그만큼 국민이 미래통합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가웠다. 한 의원은 “지난해 광화문광장에서 받았던 그 따가운 눈총을 생각하면 상전벽해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만큼 미래통합당은 힘든 싸움을 해야 했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야말로 힘든 시절을 보내야 했다.

지지율 상승에는 21대 국회의 미래통합당 전략 중 하나인 장외투쟁 대신 원내 투쟁을 하게 된 것이 주효했다.(사진/미래통합당)
지지율 상승에는 21대 국회의 미래통합당 전략 중 하나인 장외투쟁 대신 원내 투쟁을 하게 된 것이 주효했다.(사진/미래통합당)

부동산 문제가 큰 타격

이번 지지율 역전에는 대내적 요인이 있고, 대외적인 요인이 있다. 우선 대외적인 요인으로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즉, 부동산 정책을 연일 내놓았지만 내놓을 때마다 번번이 실패를 하자 부동산 정책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미래통합당에게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미래통합당 지지율 역전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것은 20대 국회의 미래통합당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어주는 벼랑 끝 전술을 펼치면서도 장외투쟁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대 국회에서 미래통합당은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장외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21대 국회의 미래통합당은 장외투쟁 대신 원내 투쟁을 전략으로 삼았다.

대표적인 원내 투쟁으로 윤희숙 의원의 5분 연설이다. 후에 임차인 논란이 있었지만 자신의 상황을 빗대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면서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냈다. 이것이 20대 국회의 미래통합당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20대 국회의 미래통합당은 주로 ‘정치적 이념 메시지’를 국민에게 보냈다. ‘좌파독재’ 등 정치적 이념 메시지를 보냈는데 국민은 이에 대한 공감을 하지 않았다. 반면 21대 국회의 미래통합당은 ‘정치적 이념 메시지’ 대신 자신이 처한 입장을 이야기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 모았다.

메시지 변화, 그것은 중요한 문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 이후부터 메시지 변화가 일어났다. 176석이라는 거대 여당의 자신감 때문인지 오만과 독선으로 비쳐지는 메시지가 많이 배출되기 시작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하나의 메시지를 내보내더라도 실생활과 연결되는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미래통합당에게 있어 중대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한 초선 의원은 “20대 국회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20대 국회와 21대 국회의 미래통합당 모습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미래통합당 모습은 너무 정치적 이념 메시지만 국민에게 보냈다면 21대 국회 미래통합당은 자신이 갖고 있는 전문성을 갖고 국민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 자신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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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빈 2020-08-14 11:18:48
지지율 역전에 말 조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