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으로 개명하는 미래통합당, 꼰대 이미지 탈피?
‘국민의힘’으로 개명하는 미래통합당, 꼰대 이미지 탈피?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9.01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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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낙점 국민의힘 가장 유력한 당명
의원총회에서 반발 극심, 당명 개정 난관

90년대 운동권 꼰대 이미지 너무 강해
안철수 '국민의당'과의 유사성에 곤혹

미래통합당이 개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국민의힘’으로 또 다시 개명을 한다. 하지만 개명 낙점되자마자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름’이 갖는 힘이라는 것이 있지만 벌써부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통합당이 갖고 있는 ‘보수 꼰대’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이름은 아니라는 지적이다.<편집자주>

미래통합당이 개명한지 7개월만에 또 다시 개명을 추진한다. 이번 당명은 '국민의힘'이다.(사진/뉴시스)
미래통합당이 개명한지 7개월만에 또 다시 개명을 추진한다. 이번 당명은 '국민의힘'이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미래통합당은 지난 2월 보수진영 통합과 함게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그런데 반년만에 다시 이름을 개명한다.

보수 진영이 이름을 바꾼 것은 민주자유당 이후에 7차례이다. 박근혜 이후 3차례 이름을 개명했다는 점을 비쳐볼 때 보수 정당이 박근혜 집권 이후 상당히 많은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31일 ‘국민의힘’을 새 당명으로 쓰기로 사실상 확정했고, 2일 당 의결기구인 전국위원회를열어 당명 변경을 추인한다.

김종인에게 낙점 받은 당명

이날 비대위는 비공개회의를 거쳐 국민의힘으로 최종 결정했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들에게 “국민의힘으로 갑시다”고 먼저 제안했고, 비대위원들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국민의힘이 새 당명으로 낙점된 것이다.

하지만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날 유튜브 비대면 의원총회를 열었는데 중진의원들이 당명에 불만을 토로했다. ‘당(黨)’이라는 단어가 빠져서 부르기 쉽지 않다는 것과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너무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의 이미지를 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이라는 단어는 주로 진보진영에서 많이 사용한다. ‘새정치국민연합’ ‘국민의 힘’(전직 의원 김호일이 만든 정당) ‘국민의힘(노사모에서 분리된 단체)’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 상당히 비슷하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국민의당과의 통합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의총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될 만큼 민감한 사안이었다.

특히 당명 개정을 추진하는 김수민 홍보본부장이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점을 각인시키면서 국민의힘을 선정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2월 17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정병국, 이언주 의원, 장기표 전 통준위 공동위원장이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새로운 당명을 공개했다. 하지만 불과 7개월만에 또 다시 당명이 변경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지난 2월 17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정병국, 이언주 의원, 장기표 전 통준위 공동위원장이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새로운 당명을 공개했다. 하지만 불과 7개월만에 또 다시 당명이 변경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이름이 갖는 힘

이름이 갖는 힘을 고려할 때에도 과연 국민의힘이 보수정당에 맞는 이름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새누리당’ ‘민주자유당’ ‘한나라당’ 등은 이름이 갖는 보수적 이미지가 있는데 ‘국민의힘’은 보수적 이미지가 적다.

이는 정강정책에 ‘5.18 정신’을 집어넣는 등 김종인 위원장의 입김이 당명에도 고스란히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이 갖는 보수층의 거부감이다. ‘국민의힘’을 사용하는 진영은 주로 진보 진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수 정당에 사용하기는 부적합한 당명이라는 것이 보수층의 시각이다.

이미 보수 진영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름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운동권’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을 처음 들었던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가 ‘90년대 운동권 이미지가 떠오른다’는 말이다.

보수 꼰대에서 운동권 꼰대로

이런 이유로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당으로 개명한다면 ‘보수 꼰대’에서 ‘운동권 꼰대’로 이미지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미래통합당이 갖는 이미지는 ‘보수 꼰대’ 이미지였다. 이것이 4.15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또 운동권 꼰대 이미지가 보수 정당에는 맞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처럼 비쳐지면서 이는 미래통합당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보수대통합은 있을 수 있지만 보수대통합을 염두에 두고 당명 개정한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오히려 일반 유권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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